[쿠키뉴스=이소연 기자] ‘최순실 청문회 사전 모의’ 의혹에 휩싸인 새누리당 이만희·이완영 의원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K스포츠재단 노승일 부장은 1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완영 의원이 ‘태블릿PC는 고영태씨의 것이며 종합편성채널 JTBC에서 절도한 것으로 하자’고 최순실씨의 측근인 K스포츠재단 정동춘 전 이사장에게 제의했다”면서 “정 전 이사장은 이러한 내용을 K스포츠재단 박헌영 과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노 부장에 따르면 지난 15일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4차 청문회에서 이러한 모의가 실현됐다.
4차 청문회 당시 이만희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박 과장에게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문제가 된 태블릿PC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박 과장은 “(태블릿PC는) 고씨가 들고 다녔다. 저한테 충전기를 사오라고 시킨 적이 있어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이후 이만희 의원은 질문을 이어가지 않았다.
이만희 의원은 지난 14일 열린 3차 청문회에서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로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약물중독 관련 해명을 적극적으로 유도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그는 김 전 자문의에게 “대통령이 맞은 주사가 어떤 주사냐”고 물었다. 이에 김 전 자문의는 “몸 에너지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처방했다”면서 “처방한 약품에 중독성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만희 의원은 김 전 자문의에게 “(박 대통령에게 처방한 약품들이) 일반에도 많이 쓰이나” “(약품을) 녹십자에서 공급할 때 가격은 얼마인가” 등을 질의했고, 김 전 자문의는 “많이 쓰인다. 가격은 3500원”이라고 답했다.
같은 날, 이완영 의원도 청문회에서 의혹을 추궁하지 않고 비호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는 최씨의 딸인 정유라씨에게 거액을 송금한 혐의를 받는 장충기 삼성미래전략실 사장에 대한 증인 채택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조특위 김성태 위원장에게 ‘청문회에 출석한 재벌총수들의 건강문제를 배려해 일찍 보내달라’는 내용의 쪽지를 보낸 것이 공개돼 질타를 받았다.
증인의 답변에 추궁이 아닌 수긍으로 일관하는 태도도 논란이 됐다. 이완영 의원은 7일 열린 국조특위 제2차 청문회에서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에게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돈은 제 목적대로 아이들을 위해 쓴 것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장씨가 “그렇다”고 답변하자 그는 “네”라며 바로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야당 의원들은 이완영 의원에게 “청문회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이만희·이완영 의원은 사전 협의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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