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소연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특검)팀이 ‘삼성 합병’과 관련 국민연금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28일 오전 긴급체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팀의 조사를 받던 문 이사장은 이날 오전 1시45분 피의자로 입건, 긴급체포됐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가 적용됐다.
문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7월 산하기관인 국민연금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국민연금은 당시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로 합병을 통해 3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문 이사장은 조사 과정에서 외압 행사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물증 및 핵심 관계자들의 증언과 배치되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4일 검찰 소환 조사에서 “국민연금 의사 결정에 관여한 바 없고, 청와대 지시나 삼성 측과의 사전 교감도 없었다”고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이에 특검팀은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고 보고 문 이사장에 대한 긴급체포 결정을 내렸다.
특검팀은 최장 48시간 동안 문 이사장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문 이사장이 체포됨에 따라 향후 수사 방향은 보건복지부와 청와대 사이의 연결고리 규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국민연금이 삼성 합병에 찬성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에게 내렸다는 의혹을 받는다.
한편, 특검은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 담당 사장,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 등 삼성그룹의 핵심 수뇌부를 소환해 삼성의 최순실 일가 특혜 지원 의혹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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