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전추, 탄핵심판서 모르쇠로 일관…수행업무·최순실 의상실·세월호 질문에 “잘 모른다”

윤전추, 탄핵심판서 모르쇠로 일관…수행업무·최순실 의상실·세월호 질문에 “잘 모른다”

기사승인 2017-01-05 19:16:35 업데이트 2017-01-05 19:37:49

[쿠키뉴스=이소연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에 출석한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대부분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윤 행정관은 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헌재) 1층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2차 변론에서 자신의 업무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 최순실씨의 ‘의상실’ 관련 질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윤 행정관은 이날 자신이 청와대에서 맡은 직무에 대해 “박 대통령의 개인적·비공식적 업무를 담당했다”면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평소 윤 행정관에게 어떤 방식으로 연락을 주냐는 질문에도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국회 소추위원단 측에서 “사적으로 수행비서의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박 대통령이 취침하실 때 업무가 끝나는 것이냐”고 묻자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청와대에 방문한 박 대통령의 손님을 관저로 안내한 사실이 있냐는 질문과 박 대통령을 보좌한 또 다른 수행비서의 존재에 대해서도 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소추위원단장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왜 말을 하지 못하냐. 대통령을 보좌하는 업무는 모두 공식적인 업무”라며 윤 행정관의 답변을 촉구했다. 그러나 윤 행정관은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입을 닫았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과 자신의 업무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윤 행정관은 “박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 집무실에 있었다”면서 정확한 행적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다만 “굿을 했다거나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닐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참사 당일 자신의 업무에 대해서도 “관저에서 박 대통령이 지시한 업무를 보았지만 정확히 어떤 업무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의 머리 손질과 화장을 위해 미용사 2명을 데리러 갔던 일도 누구의 지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씨가 박 대통령의 의상을 제작한 장소로 알려진 ‘의상실’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 윤 행정관은 “누구의 지시로 처음 의상실을 방문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평소 연락을 주고받은 의상실 직원이 누군지 이름은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의상을 담당했으나 제작과정은 알지 못한다는 답변도 있었다. 윤 행정관은 “옷의 제작과정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서 “개인적 업무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박 대통령의 의상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고영태씨와의 관계도 부인했다. “고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면서 “저한테 박 대통령의 신체치수를 전달받아 옷을 제작했다는 고씨의 증언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 행정관의 모르쇠로 일관하는 답변 태도에 대한 헌법재판관들의 지적도 있었다. 헌재 박한철 소장은 “증인(윤 행정관)이 혼동하는 것 같은데 명백히 형사책임을 져야 할 발언 외에는 증언할 의무가 있다”면서 “박 대통령의 개인적 영역이라도 증언을 거부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주심으로 나선 강일원 재판관도 “(청와대 내로) 의상실 직원이 왔는데 본인이 안내했는지 여부는 비밀이 결코 될 수 없다”고 거들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윤 행정관은 “대통령의 모든 개인 업무는 공무상 기밀로 알고 있다. 청와대에 입성하며 (업무에 대해 발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도 썼다”고 해명했다.

한편, 헌재는 오는 10일 3차 변론기일을 열고 최씨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신문절차를 진행한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