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주말 밝힌 64만 촛불…“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를 인양하라”

새해 첫 주말 밝힌 64만 촛불…“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를 인양하라”

기사승인 2017-01-07 21:18:08 업데이트 2017-01-08 01:28:19

[쿠키뉴스=민수미, 이소연 기자] 성난 민심은 해를 넘겨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정유년 새해 첫 주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어김없이 촛불이 타올랐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7일 오후 5시30분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 11차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최 측 추산 60만명의 시민들이 광장에 운집했다.   

오는 9일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앞두고 열린 집회는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광장에서는 “7시간 밝혀내라” “세월호를 인양하라” “박근혜는 퇴진하라” “황교안도 퇴진하라” 등의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이날 발언에 나선 세월호 유가족들은 참사의 진상 규명과 조속한 인양을 강조했다. 4·16가족협의회 전명선 운영위원장은 “2017년은 국민의 안전이 보장되고, 돈과 권력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이 중시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 믿는다”면서 “저희는 세월호의 진상규명과 함께 이같은 참사를 당하는 사람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고(故) 허다윤양의 아버지 허흥환씨는 “전남 진도 팽목항에는 아직도 가족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아직 9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 하고 있다. 그 가족을 찾기 위해서는 세월호 인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허양은 시신이 수습되지 못한 9명의 희생자 중 1명이다.  

안산 단원고등학교 생존 학생의 발언도 있었다. 단상에 오른 단원고 생존 학생 9명은 “저희는 모두 구조된 것이 아니다. 저희 스스로 탈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가만히 있으라’는 말 대신 ‘당장 나오라’는 말을 해줬으면 이렇게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제대로 보고를 받고 지시를 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박 대통령의 7시간은 사생활이 아니다. 제대로 조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저희도 용기를 내 참사의 책임을 묻겠다”며 “조속히 진실이 밝혀지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발언을 마친 학생들은 세월호 유가족과 포옹의 시간을 가졌다.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알려지지 않은 7시간 규명을 촉구하는 소등 퍼포먼스도 1분간 진행됐다. 주최 측은 소등을 마침과 동시에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노란 풍선 1000개를 하늘로 띄웠다.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는 공연도 이어졌다. 지난해 단원고에서 추모 공연을 진행했던 가수 이상은씨는 “세월호 추모 공연 당시, 살면서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다”면서 “오늘은 울지 않겠다. 힘을 내자”며 자신의 노래인 ‘새’를 열창했다. 

오후 7시50분 본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와 총리 관저, 헌법재판소, 도심 방면으로 행진을 벌였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선두에서 희생자들의 사진을 들고 청와대로 향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윤소하 정의당 의원도 행진 대열에 함께했다.  

총리 관저 앞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퇴진을 촉구하는 노란 종이비행기 300개 날리기 행사가 열렸다. 헌법재판소 앞으로 향한 이들은 박 대통령에 대한 조기 탄핵을 촉구하며 ‘탄핵소추안 인용 판결문’을 낭독했다.  

전국 각지에서도 세월호를 추모하는 집회가 개최됐다. 퇴진행동에 따르면 부산과 광주, 전남 등에서 43만명의 시민이 집회에 참여했다. 

한편, 같은 날 오후 2시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등 보수단체는 박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 추산 3000명, 경찰 추산 1500명이 집회에 참가했다. 서울 강남 코엑스 앞에서도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중단과 박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min@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민수미,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민수미, 이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