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소연 기자] 헌법재판소(헌재)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3차 변론에 불출석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비선실세’ 최순실씨를 오는 16일 재소환하기로 결정했다.
박한철 헌재 소장은 1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3차 변론에서 “안 전 수석이 ‘오는 11일 형사재판이 예정돼 있고 준비가 필요하니 일주일의 시간을 달라’는 취지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며 “오는 16일 오후 2시에 재소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오후 4시 출석이 예정됐던 최씨도 ‘본인과 딸에 대한 수사가 접수된 사건이 있어 진술하기 어렵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예정된 시간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면서 “최씨를 16일 오전 10시에 다시 소환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안 전 수석과 최씨, 정 전 비서관 등이 다음 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헌재 심판규칙에 따라 구인절차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헌재는 3차 변론에 불출석한 정 전 비서관에 대해서도 오는 19일 재소환을 명령했다.
이날 심판정에서는 최씨의 소환 시간을 두고 의견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을 맡은 대리인단 측은 “최씨에게 신문해야 할 내용이 많다”며 재판부에 소환 시간을 오전에서 오후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탄핵 심판 주심인 강일원 헌재 재판관은 “최씨의 오전 출석을 담보할 수 있냐. 오전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오후에라도 올 수 있도록) 구인하려는 것”이라며 “(최씨가) 오전에 오더라도 오후까지 신문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대리인단 측은 헌재의 결정을 수용했다.
국회 탄핵소추위원단과 대리인단이 요청한 일부 증인에 대한 채택도 있었다. 박 소장은 “양측 대리인이 신청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와 소추위원단이 신청한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오는 17일 신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리인단은 “류상영 더블루K 부장을 같은 날 증인으로 소환해달라. 고 전 이사와 대질신문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며 강력하게 요청했다. 재판부는 휴정 후 회의를 거쳐 류 부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유 전 장관은 17일 오전 10시, 이 부회장과 고 전 이사·류 부장은 각각 같은 날 오후 2시, 오후 4시 소환이 결정됐다.
앞서 언론에 따르면 류 부장은 최씨의 최측근이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4차 청문회’가 열리기 이틀 전 국조특위 위원인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을 찾아갔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이 의원은 청문회 위증교사 의혹에 휘말린 바 있다.
한편, 탄핵 심판 4차 변론기일은 오는 12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이날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 류희인 전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조현일 세계일보 기자,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 등이 증인으로 심판정에 선다. 소추위원단과 대리인단은 ‘세월호 7시간’과 ‘세계일보 외압’ 의혹 등을 중점적으로 파헤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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