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춘 “K스포츠재단 설립자 朴 대통령이라고 생각…최순실-안종범 의견 따라 업무처리”

정동춘 “K스포츠재단 설립자 朴 대통령이라고 생각…최순실-안종범 의견 따라 업무처리”

기사승인 2017-01-24 11:43:13 업데이트 2017-01-24 11:44:04

[쿠키뉴스=이소연 기자] K스포츠재단 실질적 설립자가 박근혜 대통령으로 의심된다는 증언이 나왔다. 

24일 오전 10시10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국정농단 혐의를 받는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7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은 “재단을 만든 사람이 박 대통령이라고 판단했다”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기업으로부터 출연을 받아 만든 재단인 걸 알고 있었다. 대기업에 협찬을 받으려면 대통령 정도의 권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씨가 K스포츠재단에 적극 개입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정 이사장은 “최씨가 재단의 운영과 인사 문제 등에 많이 협력했다”면서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은 내 지시보다 최씨의 말을 더 중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씨와 상의 없이 K스포츠재단과 나사렛대학교의 MOU를 체결하려 했다가 박 과장이 화를 내 취소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최씨의 지시를 받는 ‘바지사장’ 노릇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이러한 부분을 잘못됐다고 판단해 정상적으로 운영하려고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안 전 수석 역시 재단 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과 김기천 전 K스포츠재단 감사의 해임에 대해 “최씨와 안 전 수석이 공동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 전 수석이 당사자에게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출연했다가 돌려준 일에 대해서도 “안 전 수석이 롯데 측에 반환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 전 수석 측 변호인이 “정 전 사무총장과 김 전 감사의 해임 건 외에 안 전 수석이 재단 일에 개입한 적이 있냐”고 묻자 정 이사장은 “특별히 생각나는 것은 없다”고 답했다. 정 이사장은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고 난 다음에 안 전 수석에게 최씨의 존재를 처음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오후에는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증인으로 공판에 출석한다.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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