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광고업체 강탈 지시? “윗선 궁금해말라…세무조사 때릴 수 있어”

청와대서 광고업체 강탈 지시? “윗선 궁금해말라…세무조사 때릴 수 있어”

기사승인 2017-02-01 12:41:59 업데이트 2017-02-01 16:26:28

[쿠키뉴스=이소연 기자] 청와대 등에서 광고대행사 포레카 강탈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1일 오전 10시10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 등 5인에 대한 3차 공판이 열렸다. 이들은 최순실씨와 공모해 한상규 컴투게더 대표로부터 포레카를 강탈하려고 한 혐의(강요미수)를 받는다.

검찰은 이날 한 대표와 송 전 원장, 김 전 대표 간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증거로 제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지난 2015년 6월3일 한 대표와 만나 “윗선의 뜻은 포레카 지분 80%를 달라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한 대표가 “윗선이 누구냐”고 묻자 김 전 대표는 “나한테도 알려주지 않았다. 다만 안종범 전 청와대정책조정수석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그 전에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랑…”이라고 설명했다. 

포레카 강탈을 지시한 윗선이 세무조사를 지시할 수 있다는 언급도 있었다. 또 다른 녹취록에 따르면 송 전 원장은 같은 해 6월15일 한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컴투게더가 큰일 날 상황에 처했다”며 “막말로 하면 ‘묻어버려라’ ‘세무조사를 통해 컴투게더를 없애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포레카의 지분을 넘기지 않아 윗선에서 화가 났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한 대표가 “세무조사를 각오하고 반격을 하면 안 되냐”고 묻자 송 전 원장은 “절대 안 된다. 포스코는 공기업이기에 사기업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답했다. 송 전 원장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망하고 싶어서 망했겠냐”고 덧붙였다.

차 전 단장과 송 전 원장은 포스코 계열사인 광고 대행사 포레카를 강탈하려 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27일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지난 2015년 포레카의 우선협상자인 한 대표에게 지분을 내놓으라고 압력을 가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최씨와 차 전 단장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광고계약 수주를 위해 포레카를 인수하려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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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