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이승희 기자]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탄핵에 반대하는 의미로 태극기가 쓰이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1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1절 맞이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이 개최됐다.
이날 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 남측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우비를 입고 광장을 찾은 김훈석(55)씨는 “태극기 집회 측에서 ‘촛불집회에 나온 사람들은 몽둥이로 머리를 깨부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면서 “젊은이들이 내는 세금으로 연금을 받는 노인들이 할 소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기 부천에서 온 차현주(67)씨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딱하다”면서 “친일파이자 독립운동가를 괴롭힌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을 지지하며 태극기를 흔드는 꼴이 우습다”고 비판했다.
태극기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 사람도 있었다. 이세호(31)씨는 “해마다 3·1절에 태극기를 걸었으나 오늘은 걸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자로 비춰질까봐 우려됐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천안에서 올라온 윤수형(27)씨는 “박 대통령 변호인 측에서 헌법재판소 측에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외려 변호사란 사람이 우리나라 최고 사법 기관인 헌법재판소를 모독했다”면서 “탄핵이 인용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오명숙(35‧여)씨는 “탄핵이 기각된다면 전 국민이 우울증에 걸릴 것”이라면서 “죄를 지어도 벌을 받지 않는 유전무죄인 세상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전희자(46·여)씨는 “대통령이 최종 변론 의견서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전문가가 아니기에 방해가 될까봐 적극적으로 구조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말이 너무 어이가 없었다”면서 “헌법재판관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박영수 특별검사(특검)팀의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나왔다. 가족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홍모(40)씨는 “특검 연장이 이뤄지지 못 한 것이 안타깝다”면서 “연장됐다면 역대 특검 중 최대의 결과물을 내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선(45)씨도 “특검의 수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못했다”면서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건 아닐지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차기 대통령이 가져야 할 최고의 덕목으로 ‘청렴성’이 꼽혔다. 익명을 요구한 김모씨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면서 “바른 나라가 되려면 차기 지도자는 깨끗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오모(45·여)씨도 “‘정경유착’을 용서하지 않는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돼야 한다”면서 “‘삼성그룹이 한국에 기여한 점이 있으니 이해하자’는 말이 돌고 있다. 그러나 잘못한 것이 있다면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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