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소연 기자] 헌법재판소(헌재)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에 시민들이 환호했다.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10일 오전 11시22분 박 대통령의 파면을 확정하는 순간,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는 박수 소리와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탄핵 인용을 위한 2차 헌재 앞 긴급행동’을 개최했다. 주최 측 추산 5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촛불이 민심이다’ ‘박근혜는 감옥 가라’ ‘탄핵은 시작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퇴진행동 측은 집회 현장에 대형 스크린을 준비, 헌재의 탄핵 선고를 시민들과 지켜봤다. 오전 11시, 이 권한대행의 판결문 낭독이 시작되자 시민들의 시선은 스크린에 쏠렸다. 이 권한대행이 “탄핵 소추는 국회의 재량으로 그 의결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하자 현장 곳곳에서 환호가 터졌다. 이어 “여덟 명의 재판관으로 사건을 심리하여 결정하는 데 헌법과 법률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발언이 나오자 시민들은 박수를 쳤다.
다만 이 권한대행이 박 대통령의 임명권 남용과 언론 압력 행사, 세월호 사건 관련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에 대해 탄핵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말하자 곳곳에서는 탄식이 흘렀다.
11시22분 이 권한대행이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주문을 발표하자 일순 축제 분위기로 바뀌었다. “탄핵 인용이 너무 기쁘다”며 눈물을 흘리는 시민도 있었다.
가족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박영호(48)씨는 “‘법 위에 상식이 있다’는 것을 헌재가 확인시켜줬다”며 “그동안 주말마다 집회에 나가느라 고생했는데 이제는 편히 쉴 수 있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탄핵 인용 소식에 눈물을 훔치던 김금자(60)씨도 “너무나 기쁘다”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구속수사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박근혜는 쫓겨났다” “황교안도 같이 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했다.
퇴진행동은 오는 11일 오후 4시 ‘20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열고 ‘촛불승리 축하 콘서트’ 등을 개최한다.
soyeon@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