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결정에 촛불 “환호” vs 태극기 “사상자 속출”

박근혜 탄핵 결정에 촛불 “환호” vs 태극기 “사상자 속출”

기사승인 2017-03-10 16:30:12 업데이트 2017-03-10 18:27:55

[쿠키뉴스=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이승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된 10, 시민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은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으나 태극기 집회에서는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했다. 경찰은 최루액을 발사하는 등 일대가 혼란을 빚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탄핵 인용을 위한 2차 헌재 앞 긴급행동을 개최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촛불이 민심이다’ ‘박근혜는 감옥 가라’ ‘탄핵은 시작이다등의 구호를 외쳤다. ‘하야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뮤지컬 레미제라블OST‘Do you hear the people sing’ 등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이들도 있었다.

퇴진행동 측은 집회 현장에 대형 스크린을 준비, 오전 11시부터 헌법재판소(헌재)의 탄핵 선고를 시민들과 지켜봤다.

오전 1122분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주문을 낭독하자 현장에서는 환호와 박수 소리가 울러 펴졌다. 눈물을 흘리는 시민도 있었다.

친구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대학생 임모씨는 박 대통령의 탄핵은 사필귀정이라면서 이제부터 시작이다. 나라를 다시 세우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취업준비생 이모(25)씨도 탄핵이 인용돼서 기쁘다면서 앞으로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많은 토론이 시행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퇴진행동은 탄핵 선고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항쟁승리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헌재에서 박근혜를 파면한 것은 시민들의 의지를 수용한 것일 뿐이라면서 박근혜를 물러나게 한 것은 바로 우리 시민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시 나라를 일으켜 세우려면 박근혜를 구속하고 공범자들을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면서 직접 행동으로 정치와 교육을 바꾸고, 언론개혁과 사법정의를 실현하며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퇴진행동 측은 이날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과 함께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벌였다.


같은 날탄핵 반대 태극기집회에서는 참가자 2명이 사망하는 등 유혈사태가 발생했다취재진은 탄핵심판 인용에 분노한 참가자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이날 오전 10시부터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오전 1122분 박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내려지자 분노한 참가자들이 헌재로 향하던 중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김모(72)씨가 경찰의 방송 차량에서 떨어진 스피커에 맞고 쓰러졌다. 오후 1230분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에 의해 김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오후 150분 숨졌다또 다른 참가자인 김모(60)씨는 오후 1215분 안국역 4번 출구에서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탄기국 측은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참가자들을 자극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계엄령을 선포한다. 국회의원 전원을 체포하고 배신의 무리를 색출해야 한다면서 헌재로 쳐들어가자고 주장했다.

취재진에게 폭력이 행사되기도 했다. 시위대는 사다리와 경찰이 설치한 안전펜스를 기자를 향해 던졌다. 몸싸움이 벌어져 부상을 당한 기자들도 있었다. 사진 기자의 카메라 렌즈가 부서지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고성과 함께 주먹다짐이 오갔다. 이들은 행인이 웃고 있다는 이유로 시비를 걸거나, 핸드폰을 들고 있다는 이유로 사진을 찍지 말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시위대는 헌재로 향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차벽으로 세운 경찰 버스 위를 사다리를 타고 올랐다. 버스 유리창이 산산조각이 났고 결국 경찰은 오후 223분 탄기국 시위대에게 최루액을 살포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 지역에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 갑호 비상을 발령했다. 경찰은 병력 21600여명을 동원했으며 종로2가 로터리에서 안국역 로터리까지 약 770m 구간을 양방향 완전히 통제했다.

soyeon@kukinews.com/ 사진=박효상, 박태현 기자 tina@kukinews.com

이소연, 정진용, 이승희, 민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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