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모함’ 칼빈슨호 한반도로 이동…94년 북핵 위기 재연될까

‘항공모함’ 칼빈슨호 한반도로 이동…94년 북핵 위기 재연될까

기사승인 2017-04-10 11:16:37 업데이트 2017-04-10 16:08:24

[쿠키뉴스=이소연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기수를 한반도로 돌렸다. 지난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처럼 미국이 강력한 대북 압박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9일(현지시간) “서태평양 일대에서 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칼빈슨호를 한반도 인근 해역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칼빈슨호는 싱가포르에 기항한 후, 호주로 향할 예정이었다.   

칼빈슨호가 한국을 다시 방문하는 것은 한 달 만이다. 칼빈슨호는 지난달 15일 부산항에 입항해 한·미 연합 독수리연습에 참가한 바 있다. 칼빈슨호는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길이 333m·폭 77m로 축구장 3배 규모에 달한다. 약 80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으며, 승조원수는 5500여명이다. 칼빈슨호를 호위하는 2척의 유도미사일 구축함과 1척의 순양함도 함께 배치된다. 중소 규모 국가의 공군력과 비슷한 수준이다. 

칼빈슨호의 이동으로 미국이 북한의 영변핵시설을 타격하려 했던 1차 북핵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지난 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다. 이에 미국은 당시 영변의 모든 핵시설을 폭격하거나 전면전에 대비해 아예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을 타격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내며 실제 타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 3일 미국의 NBC 방송은 이례적으로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 내에서 생방송으로 메인뉴스를 진행했다. 이날 방송에서 ‘선제타격론’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 레스터 홀트 NBC 앵커는 “미 정보 당국 측은 북한의 핵 위협을 막기 위해 군사 공격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7일 미·중 정상회담이 마무리된 뒤 “(북핵과 관련) 중국과 협력하면 좋겠지만, 조율할 수 없다고 한다면 독자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시리아 공군기지에 미사일 공습을 감행한 사실도 선제타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한다. 앞서 6일 미국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을 응징하기 위해 지중해에 배치됐던 미 해군 군함에서 약 60~70발의 미사일을 시리아 알샤이라트 공군기지로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 5일, 지난달 6일과 22일 동해 상으로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등 지속적으로 미사일 발사 실험을 강행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열리는 오는 12일과 김일성 생일 105주년인 오는 15일에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대형 도발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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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