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소연 기자]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인 홍준표 경남지사가 10일 도지사직에서 물러났다.
홍 지사는 이날 오전 경남도청 신관 대강당에서 퇴임식을 갖고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안보·경제·사회 대란에 빠져있다. ‘대란대치’의 지혜를 통해 거대한 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4년4개월의 ‘하방(下放)’이란 귀중한 경험과 성과를 가지고 천하대란의 현장으로 나간다”며 “지금은 지혜와 용기, 위기에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한 달 남은 대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집권한 국제질서 속에서 유약한 좌파정부가 옳은지, 강력한 우파정부가 옳은지, 강성귀족노조 특권을 보장하면서 기업을 외국으로 내모는 정부를 선택할 것인지,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정부를 선택할 것인지 국민들에게 물어보겠다”고 강조했다.
도지사 재임기간 이룬 성과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홍 지사는 “행정개혁, 재정개혁으로 1조 3000억원이 넘었던 빚을 3년6개월 만에 갚았다”면서 “복지예산을 늘려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성귀족노조 놀이터였던 진주의료원을 폐업해 공기업도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렸다”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좌파세력의 극력한 저항에도 안전하고 투명한 학교 급식을 만들어 도민의 혈세가 쓰여지는 곳에 반드시 감사가 뒤따른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그는“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교조 등 우리사회에서 가장 거대한 힘, 특권을 누리는 양대 단체를 상대로 도민과 공무원들이 자랑스러운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자평했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홍 지사는 “제 어머니는 항상 일만 하고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였다”면서 “제 어머니 같은 분이 좌절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는 나라, 아이를 키우면서 웃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울먹였다.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홍 지사는 9일 오후 11시57분 박동식 경남도의회 의장에게 사임 통지서를 보냈다.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시한은 10일 오전 0시였다. 시한을 불과 3분 남기고 사임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다만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는 홍 지사의 사퇴 통지가 9일 내에 이뤄지지 않아 도지사 보궐선거는 무산됐다.
홍 지사는 지난 2012년 치러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를 통해 제35대 경남지사로 취임했다. 지난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 4년4개월간 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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