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릿수 못 넘은 바른정당·정의당…아쉬움 속 ‘희망’ 봤다

두 자릿수 못 넘은 바른정당·정의당…아쉬움 속 ‘희망’ 봤다

기사승인 2017-05-10 11:15:28 업데이트 2017-05-11 08:37:41

[쿠키뉴스=이소연 기자] 바른정당과 정의당의 대선 득표율이 10%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의미 있는 대선 완주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9일 열린 19대 대선에서 6.76%를 득표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6.17%의 지지를 얻었다. 각각 4위와 5위에 그쳤다. 두 후보 모두 두 자릿수의 득표율을 목표로 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출구조사가 발표된 순간, 각 당의 당사에는 잠시 정적이 흘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낮은 득표율에도 불구, 두 후보는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 유 후보는 ‘개혁보수 정치인’의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대선 TV 토론에서 논리 정연한 모습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낮은 지지율로 인해 사퇴 압박을 받았으나 끝까지 완주하며 소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한국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요구에도 “명분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의 집단 탈당 사태는 외려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됐다. 지난 2일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홍 후보를 지지하며 한국당 복당 의사를 밝혔다. 민심은 빠르게 반응했다. 유 후보와 바른정당에 대한 동정 여론이 일며 후원금이 쏟아졌다. 탈당 당일에는 약 6000만원의 후원금이 들어왔다. 지난 3일에는 1억4500만원, 4일에는 1억2000만원이 모금됐다. 당원 역시 급증했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약 4000여명이 바른정당에 입당했다. 평소의 입당 건수의 100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은 민심 역풍에 탈당을 번복하기도 했다. 황 의원의 탈당계 반려로 바른정당은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 지위를 지켰다. 

심 후보는 역대 진보 정당 후보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지난 2002년 16대 대선에서 3.9%를 득표했던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의 기록을 15년만에 깼다. 심 후보는 ‘사이다’ 발언과 열정적인 모습으로 대선 토론의 또 다른 승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타 후보와 달리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 반대 입장을 확실히 밝혔다. ‘돼지발정제’ 등 논란에 휩싸인 홍 후보를 강하게 압박해 궁지로 몰았다.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 심 후보는 젊은 층으로부터 지지를 얻었다. 출구조사에 참여한 20대 유권자 중 12.7%는 심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고 답했다. 한국YMCA전국연맹이 주최한 ‘청소년 모의 대선’에서 심 후보는 36.02%의 득표율을 얻어 2위를 차지했다. 1위인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율은 39.14%였다.

출구조사 발표 후, 정의당에는 후원금이 쇄도했다. 심 후보의 득표율이 10%를 넘지 못해 선거보전금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정의당에 따르면 출구조사가 발표된 9일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약 5000여명의 시민이 2억원 이상의 후원금을 보냈다. 앞서 정의당 측은 “선거로 인해 약 3억원의 빚을 지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의당이 갚아야 할 선거비용은 약 1억원으로 줄게 됐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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