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대선 전까지 아무 나라 시민권이라도 빨리 구해달라”

정유라 “대선 전까지 아무 나라 시민권이라도 빨리 구해달라”

기사승인 2017-06-21 17:07:24 업데이트 2017-06-21 17:07:27

[쿠키뉴스=이소연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가 덴마크 구금 중 해외 시민권을 구하려한 정황이 담긴 편지 내용이 공개됐다. 

21일 연합뉴스는 “서울중앙지법에서 20일 진행된 정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정씨가 지난 2월 독일 내 재산관리인 역할을 했던 데이비드 윤씨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편지에서 정씨는 “몰타가 아니라도 모든 나라, 변방의 듣지도 보지도 못한 곳이라도 괜찮으니 빨리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해달라”며 “지금은 돈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3국 시민권을) 획득하기 전까지는 (바깥에) 철저히 비밀로 해야 한다”며 “적어도 다음 대선(지난달 9일)까지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씨가 어머니 최씨와 향후 계획을 긴밀히 모의한 정황도 포착됐다. 정씨는 해당 편지에서 “(외국 시민권 취득 문제 관련) 빨리 엄마 의견을 물어봐서 진행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조력자, 지인 등과 편지를 주고받은 증거 등을 인멸했다는 언급도 있었다. 정씨는 국내의 또 다른 조력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최씨의 상황 등 국내 동향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며 “편지를 받아서 읽으면 라이터로 태워버리니 보안은 걱정하시지 않아도 된다”고 적었다.

검찰은 이러한 편지들을 정씨의 유럽 도피 생활을 도운 마필 관리사 이모씨의 휴대전화에서 다량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앞서 검찰 조사에서 “외국 시민권 취득에 대해 알아보기는 했으나 돈이 많이 들어 포기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정씨의 변호사인 이경재 변호사는 “시민권 취득 의혹은 전형적인 가짜 뉴스”라며 “정씨와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에게는 자연스럽게 국적 브로커가 연락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도피가 목적이었으면 벌써 취득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씨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가운데, 검찰은 세 번째 영장 청구와 불구속기소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oyeon@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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