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소연 기자] 국민의당 당원인 이유미씨의 ‘문준용 제보 조작’ 파문이 점차 윗선으로 번지고 있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제보 조작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선을 그었으나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제보 조작 파문에 대한 당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29일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의원은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의혹 발표 전날인) 지난달 1일 이씨의 제보 내용을 박 전 대표에게 바이버 문자로 보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전 대표는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 해당 의혹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박 전 대표가 (이 전 최고위원이 문자를 보낸)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았고, 내용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취업 특혜 의혹 관련, 육성 증언 파일과 카카오톡 캡처 화면 등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가 조작한 자료는 지난달 1일 이 전 최고위원에게 넘겨졌다. 이후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은 지난달 5일 “확실한 증거”라며 해당 자료를 공표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지난 26일 해당 자료가 조작된 사실을 인정,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당시 선거를 이끌었던 지도부 등은 해당 자료를 공표 전까지 인지하지 못했고, 조작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여당은 박 전 대표가 의혹 보도 전 해당 내용을 인지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는 30일 “(김 의원의 중간조사 결과 발표는) 박 전 대표를 향하는 의혹의 시선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뻔하다”며 “윗선에 보고 사실을 시인함으로써 국민의당이 극구 부인한 윗선 지시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도 “비서관이 박 전 대표의 핸드폰을 소지하고 있었고 해당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는 발표를 믿을 국민은 없다”며 “박 전 대표가 직접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명선거추진단장이었던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 등이 해당 사실을 인지한 시기가 최근인지도 의문으로 제기됐다. 이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은 “이씨가 지난 25일 조작 사실을 실토하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이씨는 대선 전날인 지난달 8일 “사실대로 모든 걸 말하면 국민의당은 망하는 거라고 하셔서 아무 말도 못하겠다. 지금이라도 밝히고 사과드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백 번도 넘게 생각하는데 안 된다 하시니 미치겠다”라는 메시지를 이 전 최고위원에게 보냈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사실대로라면 무엇을 말하는 것이냐”고 반문했고 이씨는 “(공표된 자료는) 개인 간 가볍게 나눈 대화 중 일부일 뿐이지 증언이나 폭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해당 대화 내용이 공개되자 이 전 최고위원이 대선 전날 조작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도 당시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해 그냥 넘겼다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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