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여성 비하 논란을 빚은 탁현민 대통령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가 바로 물러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탁 행정관은 앞서 자신의 저서 '남자 마음 설명서'와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 '임신한 선생님이 성적 판타지다' '콘돔 사용은 섹스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기 충분하다'는 등의 표현으로 여성비하와 왜곡된 성인식 논란에 휩싸였다.
탁 행정관은 13일 경향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억울하기보단 먼저 부끄럽고 참담한 마음이 더 크다"며 "저를 향한 비판들 하나하나 엄중하게 받고 깊이 성찰하고 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물러나는 것으로 책임을 다하라는 분들 요구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가 바로 물러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자진 사퇴할 뜻이 없음을 밝힌 셈이다.
또 탁 행정관은 "일개 행정관의 거취 문제를 대통령께 상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절차와 과정을 거쳐 보고될 것은 보고되고 판단될 것은 판단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탁 행정관은 "대통령을 저와 관련된 이 사달에 어떻게든 연루시키는 일은 비열한 일"이라며 "(문제가 된 책이 출판된) 10여 년 전 나와 문 대통령은 아무 상관이 없고 저를 만나기도 전의 일이기 때문에 나의 모자람은 오직 나의 잘못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청와대 측은 같은 날 탁 행정관의 거취와 관련해 "경질을 결정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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