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CBM에 속도 붙은 사드 추가배치…중국·성주 주민 반발 커져

북한 ICBM에 속도 붙은 사드 추가배치…중국·성주 주민 반발 커져

기사승인 2017-08-01 12:58:44 업데이트 2017-08-01 13:04:09

[쿠키뉴스=이소연 기자]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 추가 배치에 속도가 붙었다. 

미국 국방부는 31일(현지시간) “몇 달 전 부터 사드 포대의 부분들을 한국으로 이동시켜 (미사일에 대한) 초기 요격 능력을 갖췄다”며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추가 포대를 배치할 준비가 된 상태다. 이는 한국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나온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제프 데이비스 국방부 대변인은 “많은 사람이 사드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해왔다”면서 “북한은 우리보다 더 효과적으로 사드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경북 성주 주한미군기지(성주 기지)에 대한 ‘일반 환경평가’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성주 기지에서 진행했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와 달리 일반 환경평가는 1년 이상이 소요된다. 이로 인해 사드 배치가 1년 이상 늦춰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11시41분 북한이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1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미사일의 고도는 약 3700㎞, 비행 거리는 1000여㎞였다. 해당 미사일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내 140여㎞, 홋카이도(北海道)에서 170여㎞ 떨어진 동해상에 낙하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성주 주한미군기지에 사드 잔여 발사대 4기를 추가적으로 배치하도록 지시했다. 앞서 미군은 발사대 6기를 포함한 사드 1개 포대 장비를 국내로 반입했으나, 성주에 배치된 발사대는 2기뿐이었다. 사드 1개 포대의 국내 배치가 현실화된 것이다. 

다만 예상보다 빨라진 사드 배치에 중국의 반발이 거세다. 1일 연합뉴스는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지난달 29일 김장수 주중대사를 외교부로 청사로 초치, 사드 배치 중단과 장비 철수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사드 배치와 관련 “한미 양국이 중국의 이익과 우려를 직시해야 한다”며 “배치를 중단, 설비를 철거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 지역인 성주에서도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일고 있다. 성주 주민과 사드배치 반대 시민단체 등은 31일 청와대 앞에서 사드 추가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항의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 추가 배치를 졸속으로 결정했다”고 규탄했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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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