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文 대통령 레드라인 발언 두고 격돌 “대단히 부적절” vs “안보 원칙 밝힌 것”

여·야, 文 대통령 레드라인 발언 두고 격돌 “대단히 부적절” vs “안보 원칙 밝힌 것”

기사승인 2017-08-18 14:44:50 업데이트 2017-08-18 14:45:42

[쿠키뉴스=이소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이 넘지 말아야 할 구체적인 레드라인(한계점)을 규정한 것에 대해 여·야가 온도 차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레드라인은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은 문 대통령이 레드라인을 명확히 규정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고 수준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야 할 군사적 레드라인의 내용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것 자체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문 대통령의 안이하고 비현실적인 안보 인식 수준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핵탄두 탑재 ICBM의 완성은 미국 기준의 레드라인”이라며 “북한은 ICBM뿐만 아니라 (남한을 공격할) 많은 미사일을 가졌다. 우리에게는 비현실적인 레드라인”이라고 꼬집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도 같은 날 문 대통령의 레드라인 발언을 비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조차 레드라인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레드라인을 개념화했다”면서 “(문 대통령의 레드라인은) 미국의 입장에서 본 레드라인이다.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이 핵무장 상황까지 도달한 시점에서 레드라인의 개념이 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ICBM 핵탄두 탑재 이전까지의 실험을 허용한다는 것이냐”며 “(북한이) 미국의 레드라인을 이미 넘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언급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레드라인 발언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pbc 카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레드라인 발언은) 안보 문제와 외교 문제에 대한 단호한 원칙과 입장을 밝힌 것”이라면서 “한반도 문제에 관련 우리가 가장 분명한 원칙을 갖고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통령으로서 분명히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각에서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특별하게 메시지가 없었다는 비판도 나온다”면서 “(레드라인 발언은) 그런 비판을 잠재울 수 있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부연했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