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소연 기자] 자유한국당(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정책 연대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초당적 연구모임인 ‘열린 토론 미래’가 30일 출범했다. 한국당 의원 22명과 바른정당 의원 12명 등 30여 명이 넘는 양당 의원들이 이날 열린 첫 번째 세미나에 참여했다.
양당은 정책을 공유, 논의하는 데 뜻을 모았다. 연구모임을 주최한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나라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모든 정치적 이념이나 이해관계를 떠나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진석 한국당 원내대표도 “정파와 정당을 초월하고 각계각층이 참여해 서로 생각을 밝히고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모임을 통해 보수대통합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왔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국당 의원 중 다수는 바른정당을 탈당, 한국당으로 돌아간 복당파였다. 복당파 중 한 명인 김학용 한국당 의원은 같은 날 cpbc 라디오에 출연해 “보수대통합은 이 시점에서 반드시 해야 할 문제”라면서 “통합이 이뤄진다면 새로운 당명을 통해 보수의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두 정당이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한국당 혁신위원회는 박 전 대통령의 출당 시기 등을 두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 바른정당은 박 전 대통령 출당이 선행돼야 통합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클릭’하는 한국당과 ‘좌클릭’하는 바른정당의 간극도 문제다. 앞서 한국당은 극우로 평가받는 류석춘 연세대학교 교수를 당의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후 혁신위원회는 “‘신보수주의’ 가치의 깃발을 높이 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던 촛불집회를 비하하는 발언 등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당 내부에서 우파 결속을 위한 목소리도 나왔다. 김재원 한국당 의원은 경북도당 위원장 취임사에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당이 배출한 우리의 지도자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말자”고 말했다.
반면 바른정당은 통합 보수를 표방, 유화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구모임이 열린 날 오후 바른정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헌법에 새기는 데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과거 보수 진영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빨갱이’로 매도했던 일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바른정당 내에서 한국당과의 통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 “한국당은 낡은 보수로 통합 대상이 아닌 청산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박정하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0일 구두논평을 통해 “친박(친박근혜)당 시즌 2로 국민에게 또다시 실망을 줄 수 없다”며 보수 통합 논의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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