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에 흔들리는 ‘베를린구상’…대화 대신 군사적 압박 택할까

北 도발에 흔들리는 ‘베를린구상’…대화 대신 군사적 압박 택할까

기사승인 2017-09-04 13:27:33 업데이트 2017-09-04 13:28:24

[쿠키뉴스=이소연 기자]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며 문재인 정부의 ‘베를린 구상’이 사실상 난관에 봉착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4일 오전 북한의 6차 핵실험 도발에 대한 경고 차원으로 대북 무력 응징시위에 나섰다. 이번 훈련에는 사거리 300㎞의 현무-2A 탄도미사일과 공군의 슬램-ER 공대지미사일이 동원됐다. 합참은 “이번 합동 실사격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까지의 거리를 고려해 공해상 목표 지점을 향해 실시됐다”면서 “추가적인 한·미 연합군의 대응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전날인 3일 6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조선중앙TV에 따르면 북한 핵무기 연구소는 이날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핵무력 건설 구상에 따라 우리의 핵 과학자들이 대륙간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하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해 “참으로 실망스럽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번 도발을 결코 묵과하지 않겠다. 강력한 응징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참의 이번 무력 응징시위는 정부의 강력한 응징 조치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이었던 베를린 구상이 무산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베를린 구상은 북한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구축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북한이 대화 대신 핵실험 강행을 선택하며 대화는커녕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북측에 남·북적십자회담 재개를 요구했으나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정부가 아직 북한과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청와대에서는 북한의 6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결합이 아직 완성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북한이 레드라인 임계치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며 “레드라인은 북한이 ICBM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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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