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산업은행, 박삼구 회장의 절실함을 이해해야

[기자수첩] 산업은행, 박삼구 회장의 절실함을 이해해야

기사승인 2017-09-14 05:00:00

"나를 키운 것은 가난과 병약함과 배우지 못한 것이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자신의 성공 조건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부족했던 결핍의 요인들이 절실함으로 작용해 위대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이처럼 절실함은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기도 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놓칠 것만 같았던  금호타이어 인수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중국 기업 더블스타와 산업은행과의 협상이 결렬된 것이다. 산업은행이 더블스타의 매각가 인하까지 수용했지만 더블스타측에서 5년간 구조조정 금지 등의 산업은행측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금호타이어는 자구안을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이 자구안에는 중국 공장 매각으로 3000억원, 유상증자로 2000억원, 대우건설 지분 매각으로 13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공장 매각이나 유상증자 등 자구노력이 실패할 경우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우선매수권 포기는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한 절실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산업은행측은 중국 기업에 금호타이어를 팔기 위해 수많은 조건을 거의 수용했다. 경영진 교체를 위해 경영평가 등급 조작 의심도 받았으며 심지어 국민의 세금으로 상표권 사용료 차액을 보전해준다고 나서기까지 했다. 국민의 세금으로 중국 기업을 도와주는 셈이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자구안이 마음에 안들고 믿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이 자구안을 실현시키지 못한다면 더이상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없게 된다. 특히 박 회장의 숙원인 그룹 재건은 물 건너가게 된다. 그만큼 금호타이어 인수는 박 회장에게 절실하다.  

산업은행은 박 회장의 절실함을 이해해야 할 때다.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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