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처리가 난항을 겪고 있다.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헌재소장) 후보자의 인준이 부결된 것에 이어 여·야가 강 대 강 대치를 벌이는 양상이다.
보수 야당은 14일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내놓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한국당)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김 후보자에게 더 이상 집착해서는 안 된다”며 “김 후보자는 사법부 코드화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자가 동성애를 옹호하는 등 국민의 법 상식과 어긋나는 의식을 가진 것에 대해 심각성을 제기한다”며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이 되면 군대 내 동성애를 옹호하고, 동성혼을 지지하는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삼권분립의 한 축인 대법원을 이끌 분이냐는 것에 대해 전혀 확신을 못 줬다”며 김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인 판단을 내놨다.
국민의당은 같은 날 조건부 일정 협의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측이 김 전 헌재소장 후보자의 인준안 부결 이후 국민의당을 강하게 비판한 것에 대한 사과를 전제 조건으로 달았다. 최명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상정을 하려면 의사일정 협의가 있어야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절차적 논의를 할 상대가 되지 못한다”며 “‘적폐연대’, ‘땡깡(생떼)’ 이 두 표현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분명하게 사과하지 않는 한 어떠한 협의도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지난 11일 김 전 헌재소장 후보자 부결 이후 국민의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완주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한국당과 보조를 맞춘 국민의당도 적폐연대의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당이 땡깡을 부리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여당은 김 후보자를 높게 평가, 인준 협조를 당부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는 국민이 바라는 대법원장이 될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며 “인신공격에 가까운 공격에도 소신과 철학으로 차분하게 일관했다. 단 하나의 도덕적 흠결도 없고 좌도 우도 아닌 기본권 신장의 수호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당은 존재감을 과시, ‘근육자랑’을 하지 말고 국민의 기대에 부합한 결론을 내려달라”고 부연했다.
정의당은 야당 중 유일하게 김 후보자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야당 일각이 존재감 부각을 위해 ‘낙마놀이’를 일삼는 것을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명분 없이 김 후보자에 대한 반대만 계속 한다면 존재감은커녕 국민의 철퇴를 맞을 것”이라고 일부 야당을 비판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김 후보자는 청문회 과정에서 도덕성이나 업무능력이 대부분 검증됐다”고 전했다.
앞서 김 전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출석 의원 293명 중 찬성 145명, 반대 145명, 기권 1명, 무효 2명으로 부결됐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