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란정 화재에 애도 물결…소방관 처우 개선은 언제쯤?

석란정 화재에 애도 물결…소방관 처우 개선은 언제쯤?

기사승인 2017-09-18 15:43:36 업데이트 2017-09-18 15:44:15

강원 강릉 석란정 화재 진압 중 숨진 소방관들에 대한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8일 자신의 SNS에 “화재를 진압하다 매몰된 강릉소방서 이영욱 소방위와 이호현 소방사님이 순직하셨다”며 “두 분 소방관님의 명복을 빈다. 국가유공자 지정과 훈장 추서 등 최대한의 예우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방관을 늘리고 혹사를 줄이겠다. 소방관의 순직이 더는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강릉의료원에 마련된 두 소방관의 합동분향소를 직접 찾았다. 김 장관은 “두 소방관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이번에는 (소방관) 제도 개선을 확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유엔 총회 참석으로 분향소를 찾지 못한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SNS에 “국가공동체를 위해 헌신하고 떠난 분들을 기억하며 남은 이들의 몫을 다하겠다”며 애도를 표했다.

소방관에 대한 처우와 제도 개선의 필요성은 이전부터 꾸준히 지적돼왔다. 지난 2014년에는 소방관들이 국가직 전환 등을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지난 3월부터는 ‘소방관 GO 챌린지’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각계 인사들이 소방관의 처우 개선을 외치며 밀가루 등 하얀 분말을 자신의 몸에 끼얹는 영상을 게재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정·박주민·노웅래 의원과 배우 김혜수·정우성·유지태·박보검·류준열, 가수 이승환 등이 참여했다. 

그러나 소방관 처우 개선을 위한 소방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소방관의 구조 업무 과정에서 생긴 기물 파손은 면책된다’는 내용이 담겼으나, 1년째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구조 과정에서 벌어진 민·형사상 소송 비용을 소방관이 자비로 부담 중이다.  

열악한 처우가 소방관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홍철호 바른정당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 7개월간 자살한 소방관 인원수는 총 47명에 달한다. 심리 상담 등 정부의 지원은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관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국가직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소방관은 각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 소속된 지방직 공무원이다. 지자체의 예산에 따라 장비 등이 지급된다. 각 지역 소방서마다 장비 품질이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국가직 전환이 이뤄지면 정부로부터 안정된 예산을 지원받아 장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앞서 대선 후보 시절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을 공약한 바 있다. 

정은애 전북 익산소방서 팔봉 119센터장은 “일부 지자체에서는 인력 부족으로 인해 구급차에 2명의 대원이 탑승한다. 운전자를 제외하면 1명의 대원이 응급환자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살릴 수 있는 사람을 못 살리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정 센터장은 “소방공무원이 요구하는 처우 개선은 급여 인상이 아닌 장비와 인원의 확충”이라며 “장비나 인원이 보강되면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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