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라더’(감독 장유정)의 석봉은 보물을 찾겠다는 허황된 꿈을 꾸는 인물이다. 숨겨진 금불상을 찾아 부자가 되겠다는 꿈을 꾸며 각종 보물탐지 장비를 사느라 빚에 쪼들린다. 보통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팔판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마동석은 “철이 안 든 인물이지만 내게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고 석봉을 연기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저도 평생 운동만 하다가 배우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가 있었어요. 그 때 저를 보던 사람들은 석봉이를 보는 관객과 똑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제가 처음으로 배우를 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다들 제게 뜬구름을 잡는다고 했어요. 그렇지만 저는 그때 뜬구름을 잡는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거든요. 그래서 석봉이에게 개인적으로 이입을 많이 하게 됐어요.”
어릴 때부터 운동만 해왔던 그이기에 막상 배우를 한다고 했을 때 모두 ‘할 수 없다’고 말렸다고 한다. 허황됐다, 무모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사실 마동석이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영화였음을 생각하면 아주 허황된 것만은 아니다.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 영화 ‘록키’를 보고 감명 받아 권투를 시작했다. 배우의 멋진 연기를 보고 장래를 결정했고, 그 장래가 또다시 연기로 이어진 것이다.
그렇게 1988년도부터 연기를 시작해 지금까지 왔다. 모두 마동석에게 한계가 있을 거라고, 혹은 금세 그만둘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마동석은 하루하루가 최전성기다. “제가 어렸을 때도 체격이 있어서 배역에 한계가 있을 거라는 소리를 항상 들었어요. 물론 체격 덕분에 제가 맡을 수 있는 캐릭터가 한정돼있다고 생각할 수 있죠. 그렇지만 저는 제 캐릭터가 가진 단점이 있는 만큼 장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모든 배역을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하고, 대중들이 제 캐릭터만큼은 좋아해 주시잖아요.”
“예전에 운동하다가 다쳐서 병원에서 누워만 있었을 때가 있었어요. 반신불수가 될 거라고, 못 움직일 거라고 했는데 지금은 누구보다 활발하게 일하고 있죠. 병원에 누워 있을 때는 ‘아, 일어나서 일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꾸준히 일할 수 있다는 것만 생각해도 감사해요. 연기를 시작할 때도 꾸준히 오래 연기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어요. 그 꿈을 어느 정도는 따라가고 있는 것 같아 기쁩니다. 언제 대중의 사랑이 없어질지 모르니 열심히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꾸준히 오래 연기하기 위해 마동석이 스스로 세운 철칙이 있다. 쓸데없는 짓 안 하기와 꾸준히 발전하기다. 스스로 발전하지 않으면 점점 대중들이 자신을 찾지 않게 될 거라는 이유에서다.
“꾸준히 오래 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노력을 해야 저 스스로도 탄력을 받죠. 저를 대중들이 찾지 않을 때가 있었어요. 그 때를 생각하며 열심히 일하려고 합니다. 물론 열심히만 말고, 잘하려고도 해요. 계속해서 열심히, 잘 할 거예요.”
열심히, 잘하는 마동석의 ‘부라더’는 다음달 2일 개봉한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