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미 “박근혜 5촌 살인사건, 단독 범행 아닐 것…주요 증거도 사라져”

진선미 “박근혜 5촌 살인사건, 단독 범행 아닐 것…주요 증거도 사라져”

기사승인 2017-10-31 15:53:30 업데이트 2018-04-05 16:57:29

박근혜 전 대통령 5촌 간 살인사건을 단독 범행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과 정황이 제기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부검 결과를 보면 피해자 박용철씨에게 망치, 과도, 큰 칼 등 3가지 범행 도구가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소 2명에서 3명까지 공범을 추적해야 함에도 경찰은 박용수씨 단독범행으로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박용철씨는 박 전 대통령의 5촌으로 지난 2011년 9월 북한산 등산로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됐다. 같은 날 북한산 중턱에서는 다른 5촌 박용수씨가 목을 맨 상태로 숨졌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죽음이 박 전 대통령과 동생들의 육영재단 운영권 다툼과 관계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찰은 박용수씨가 박용철씨를 살해한 후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고 판단, 수사를 종결했다.  

진 의원은 자살로 판명 난 박용철씨도 타살로 의심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박용수씨의 시반(사후 혈액이 아래로 쏠려 시신에 나타나는 반점)을 살펴볼 때, 타살이 의심된다”며 “법의학자로부터 ‘매달린 자세가 아닌 누운 상태에서 시반이 발생하는 목덜미 뒤쪽과 허리뼈 부위에 시반이 뚜렷이 나타났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용수씨가 살해된 후 나무에 매달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박용수씨가 당시 목을 맨 밧줄 위로 빨간색 목욕용 수건이 걸쳐져 있었다”면서 “박용수씨의 땀이나 박용철씨의 혈흔 등을 입증하는 데 중요 증거임에도 증거물 감식 결과에서는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재수사가 시작됐지만 가족과 국민은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며 “기존 수사를 답습하지 말고 백지상태에서 성역 없이 수사해야 유족과 국민의 불신과 의혹이 해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용철씨의 유족들은 지난달 15일 경찰청에 진범을 찾아달라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당시 유족들은 “왜소한 체형의 박용수씨가 유도선수 출신 박용철씨를 제압, 둔기로 머리를 내리쳤다는 살해 방법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며 “두 사람의 사체에서 복용한 적 없는 수면유도제 졸피뎀과 디아제팜이 발견된 것이 석연치 않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경찰은 같은 달 29일 박용철씨의 차남을 고소인 신분으로 소환하며 재수사를 본격화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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