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北 미사일 발사 2분 만에 보고받아…“무모한 도발 강력규탄”

文대통령, 北 미사일 발사 2분 만에 보고받아…“무모한 도발 강력규탄”

기사승인 2017-11-29 09:36:22 업데이트 2017-11-29 09:45:53

북한이 29일 오전 3시17분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지난 9월15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한 이후 75일만이다. 정부는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3시17분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은 고도 약 4500km, 예상 비행거리는 약 960km"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중 가장 높은 고도"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날 새벽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하자 즉각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도발 원점을 타격하는 합동 정밀타격훈련을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오늘 오전 3시 23분부터 44분까지 동해상으로 적 도발 원점까지의 거리를 고려해 지·해·공 동시 탄착 개념을 적용한 미사일 합동 정밀타격훈련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도 ICBM일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로버트 매닝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1차 분석에 의하면 미사일은 ICBM으로 추정된다"면서 "약 1000km 가량 비행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2분 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보고를 받았다. 정 실장은 3시24분 2차로 보고했고, 문 대통령은 즉시 NSC 전체회의 소집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오전 6시부터 55분 동안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행동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뿐만 아니라 국제 평화와 안전을 중대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뿐 아니라 국제평화와 안전을 중대하게 위협하는 행위로, 무모한 도발을 일삼는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도발적인 군사 모험주의를 멈추지 않는 한 한반도의 평화는 불가능하다"면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때까지 한·미 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추진해 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미 미사일지침의 탄두중량 제한 철폐 등에 따라 군의 무기 획득·개발을 가속화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의 비판도 잇달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백악관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입장 발표를 통해 "(이번 사안은) 우리가 다뤄야 할 상황"이라며 "북한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접근 방식을 바꿀 수 없다. 우리가 처리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접근 방식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무력 대응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북한이 또다시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행했다. 국제 사회의 일치된 평화적 해결 의지를 짓밟고 이러한 폭거를 한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유엔 안보리에 긴급 회의 개최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35분부터 20분간 전화 회담을 갖고 북한에 대한 압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즉각 성명을 내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했다"면서 "지역과 국제 안보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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