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명이 죽고 29명이 다친 충북 제천 화재는 불이 난 건물 외벽이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dryvit)' 공법으로 시공돼 피해가 컸다.
충북 제천시는 22일 전날 화재가 발생한 하소동의 8층 짜리 스포츠센터 건물은 외장재로 드라이비트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드라이비트는 스티로폼을 외벽에 붙인 뒤 석고나 페인트를 덧바른 건축 마감 소재다. 가격이 대리석이나 벽돌의 3분의 1 수준으로 경제적 이점이 있다. 단열 성능이 뛰어나 건설 현장에서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내구성이 약하고 무엇보다 가연성이 커 화재에 취약하다.
이번 사고에서도 불에 쉽게 타는 스티로폼이 불쏘시개 역할을 해 외벽을 타고 위층으로 불씨가 옮겨붙었다. 연소 시 나온 유독가스가 계단을 타고 폐쇄구조로 만들어진 2층 여성 사우나장으로 번지면서 여성 사망자가 많았다.
지난 2015년 13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아파트 화재 사고' 당시에도 드라이비트가 화재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정부 사고 이후 법이 개정, 6층 이상 건물에는 가연성 외장재의 사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화재가 난 제천 스포츠센터 건물은 법 시행 전인 2011년 7월에 준공이 돼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1층이 기둥뿐인 필로티 구조의 건물 형태도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 꼽힌다.
21일 오후 3시53분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사망 29명, 부상 29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소방당국은 22일 오전 6시30분 인명검색을 재개했다. 재산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