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참사 이후 고개 숙인 소방관 “슈퍼맨도 어벤저스도 아니다”

제천 참사 이후 고개 숙인 소방관 “슈퍼맨도 어벤저스도 아니다”

기사승인 2017-12-28 14:22:09 업데이트 2017-12-28 14:22:12

화재 참사 이후 침체된 충북 제천 소방관들의 분위기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됐다.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 산하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지난 25일 지인인 제천 소방관과 통화를 나눴다는 A씨의 이야기가 게재됐다. 

A씨는 “조심스레 지인인 제천 소방관과 통화를 했다. 그의 첫 마디가 가슴을 아프게 한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제천 소방관은 “좁은 지역이라 사망한 분들이 대부분 아는 분들”이라며 “친척도 사망했다”고 말했다. 제천 소방관은 “현장에 투입돼 밥 한 끼도 제대로 못 먹고 추위에 지쳐 떨고 있을 동료들을 위해 분식을 사러 갔다. (분식점에서) 소방관이 대처를 잘못해 죽일 사람들로 (표현되는) 이야기를 듣고 죄인 아닌 죄인인 것처럼 고개를 숙이며 아무것도 못 사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4만5000명의 소방관이 제천 소방관과 같은 처지이며 입장일 것”이라며 “건축물의 고층화 등으로 화재와 재난재해는 반복될 것이다. 계속 이러한 일들로 인해 소방관들은 소심해지고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소방관을 국가직으로 전환해달라는 촉구도 있었다. A씨는 “정부는 소방관 인원을 충원하고 국가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건축법을 개정하고 소방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방관은 슈퍼맨도 어벤저스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