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2PM 우영 “제 음악 들려드리기까지 10년… 이제 진짜 가수 된 것 같아요”

[쿠키인터뷰] 2PM 우영 “제 음악 들려드리기까지 10년… 이제 진짜 가수 된 것 같아요”

기사승인 2018-01-17 18:24:38


“데뷔하고 10년이 된 이제야 제대로 제 음악을 들려드리는 느낌이에요.”

5년 6개월이 아닌 10년이라고 했다. 솔로 앨범 ‘헤어질 때’를 발표한 지난 15일, 서울 논현로 한 카페에서 만난 그룹 2PM 우영의 컴백 소감 첫 마디였다. ‘헤어질 때’는 그가 지난 2012년 발표한 첫 솔로 앨범 ‘섹시 레이디’(Sexy Lady) 이후 오랜만에 두 번째 앨범이다. 보통 가수들이 새로운 음반을 발표하면서 이전 앨범과 비교하거나 음악적 성장을 언급하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앨범 크레딧을 살펴보고 그 이유를 추측할 수 있었다. 전곡 작사·작곡에 장우영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소속사의 수장인 박진영의 도움을 받아 완성한 이전 앨범에 비해 그가 느끼는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제 음악을 들려드리기까지 10년 정도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그동안 2PM 활동을 하며 개인적인 휴식도 가졌어요. 음악에 대한 생각이 많이 깊어졌고 애정이 두꺼워졌죠. ‘섹시 레이디’ 때는 진영이 형의 배려 덕분에 혼자 무대에 서는 경험을 했어요. 이번 앨범은 저와 음악이 부딪히는 과정을 통해서 나올 수 있었고요. 앨범을 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제게 가슴 벅찬 일이에요. 전에는 감동으로 못 느꼈거든요. 늘 안무연습을 하고 무대를 준비하느라 정신없었죠. 이제는 각오가 달라진 것 같아요. 어제도 잠을 좀 설쳤어요.”


달라진 점은 또 있다. 이번 타이틀곡 ‘뚝’ 무대에서는 춤을 추지 않는다. 춤을 정말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보다 음악 자체에 집중한 결과 내린 선택이다. 

“전 춤을 진짜 좋아하는 놈이에요. 하지만 이번에는 오로지 가사와 멜로디, 곡의 분위기만 생각했어요. 어떻게 하면 진짜 공감을 이끌어낼까에 집중하다보니까 제가 하고 싶은 퍼포먼스와 춤을 제외시키게 됐죠. 이번 앨범 수록곡들을 기타와 퍼커션으로 공연하는 날이 오길 바라고 있어요. 예전에는 그런 무대가 어색했어요. 이제는 오히려 MR를 두고 노래하는 게 더 어색한 때가 됐어요. 누군가의 평가를 떠나서 ‘나 이제 진짜 가수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들거든요. 뭔가를 보여주는 것보다 들려주고 싶어졌어요.”

우영의 변화에는 박진영이 큰 영향을 미쳤다. 오랫동안 우영을 가까이에서 지켜 본 박진영은 우영이 자신의 음악을 하길, 또 성공하길 가장 바라는 사람 중 하나다. 냉정하고 현실적인 조언이 불편하지만, 우영은 그의 말에 항상 귀를 기울인다.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진영이형 말에 많이 귀 기울였어요. 진심으로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길 바라고 제가 잘 되기를 바란다고 해주셨거든요. 사실 왜 저희 이야기를 안 들어주나 싶어 투덜대고 짜증낸 적도 많아요. 저희는 하고 싶은 음악의 색깔과 방향이 중요하고, 진영이 형은 그게 현실과 맞을까 하는 의문을 던지세요.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결국 우리 잘 되라고 하는 얘기 같거든요. 또 진영이 형의 내공이나 연륜, 현실을 보는 눈은 인정할 수밖에 없어요. 진영이형이 우리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빨리 눈치 채야 할 것 같아요. 전 어느 순간 그걸 좀 알게 됐어요. 그 중간을 찾으면서 곡 작업을 하다보니까 이번 타이틀곡 ‘뚝’이 나왔어요. 이상적으로 나온 앨범 같아요.”

우영은 5년 전 사춘기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막연하게 되고 싶었던 가수의 꿈이 이뤄지고 인기를 얻게 됐다. 그렇게 활동하던 어느 순간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부터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어지며 다 내려놓고 싶은 순간이 찾아왔다. 결국 활동을 끝내려고 마음먹은 순간 2PM 멤버들이 생각났다. 그들을 두고 팀을 탈퇴하는 이기적인 선택을 할 수 없었다는 얘기였다. 그렇게 우영은 마음을 다잡고 자신의 솔로 앨범을 내기에 이르렀다.

“힘들면 그만둘까 하다가도 멤버들, 이 다섯 명을 떠나는 건 아닌 것 같았어요. 여기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조금씩 생각이 밝아졌죠. 결국 고민 끝에 멤버들이 내 옆에 있으니 주저앉지 말고 할 때까지 가보자 하게 됐어요. 안 보던 아트북도 사서 보게 되고 더 많은 것들을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점점 욕심이 생기고 자신감도, 자부심도 생겼어요. 지금도 멤버들이 없으면 굳이 음악을 해야 되나 하고 생각해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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