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통합 신당을 공식화한 가운데, 당내 갈등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반대파의 신당인 ‘민주평화당’에 대해 “정치적·도의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국민도 통합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별도 창당까지 하는 모습에 구태의 마지막 그림자를 본다”고 비판했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도 자신의 SNS에 “수준 높은 호남의 정치의식 유린하는 분당행위는 헌정사에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아무런 명분도 없는 분당과 창당행위를 당을 떠나지도 않고 당내에서 진행하는 일은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태정치, 기득권 정치로 상징되는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 정당이 호남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겠냐”며 “이것이야말로 호남에 대한 배신”이라고 덧붙였다.
통합반대파 역시 안 대표 측을 향해 비판을 칼날을 세웠다.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은 같은 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창립준비위원회 중앙운영위 회의에서 “안 대표가 전날 이상돈 전당대회 의장을 포함해 179명의 당원권을 정지했다”며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안 대표가 정치 도의와 패륜을 언급했다는 것에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며 “거짓을 거짓으로 덮고 적폐 DNA를 노골화한 새정치 사기극은 끝났다”고 말했다.
통합반대파의 신당인 민주평화당 참여도 독려 됐다. 조 의원은 “중재파 의원들은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충분히 노력했다”며 “충정을 이해하지만 결단의 시간이 다가온다. 중재파 의원들은 민주평화호에 올라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안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했다. 박 의원은 “안 대표는 정상적인 정치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당원권 정치를 받은 게 영광”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하늘이 두 쪽 나도 통합하지 않겠다’고 했던 분이 서너 달 만에 말을 바꿨다”며 “이미 정치인으로서의 신뢰를 잃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안 대표와 통합 찬성파 지도부는 비공개 당무위원회의를 열고 반대파 의원 등 당원 179명의 당원권을 2년간 정지하는 내용의 비상징계안을 의결했다. 징계 대상에는 천정배 박지원 정동영 조배숙 유성엽 장병완 김광수 김경진 김종회 박주현 윤영일 이상돈 이용주 장정숙 정인화 최경환 의원 등 민주평화당 창당에 참여해온 국민의당 의원 16명이 포함됐다. 징계를 받은 의원들은 원내 당직이 자동으로 상실됐다. 의원총회 의사결정과정에서 참여 또한 불가능해졌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