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국회에서 안태근 전 법무부 감찰국장에게 질의하던 당시 화가 나 "태형(볼기를 치는 조선시대 형벌)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 전 국장은 지난 29일 서지현 검사가 폭로한 '검찰 내 성추행' 가해자다.
노 원내대표는 3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해 11월16일 안 전 국장과 '부산 엘시티' 사건과 관련해 질답을 주고받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노 원내대표는 안 전 국장에게 "엘시티 사건에 대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가 됐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안 전 국장은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 "기억이 없다"는 불성실한 답변을 내놨다. 노 원내대표가 "답변을 그 따위로 하는 거예요?"라고 지적하자 안 전 국장은 또다시 "그럼 모르겠습니다"라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결국 노 원내대표는 "막장이에요, 막장"이라고 개탄했다. 이후 검찰 수사 결과, 안 전 국장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1000여 차례 통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노 원내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는 태도는 '이 얘기를 굳이 너한테까지 얘기해야 하냐'는 태도다. 장관도 저한테 답변을 저렇게 못 한다"면서 "장관도 아닌 사람이 저렇게 말했다는 것은 굉장히 자기가 빽이 든든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저 때 느낀 것이 우리나라가 태형이 없지 않나"라며 "저도 태형을 반대하는데 이 경우를 보면서 정말 태형이 필요하다. 이건 몹시 쳐라 (라고 느꼈다)"라고 분개했다.
노 원내대표는 서 검사에 대한 성추행 사건을 두고 "안 전 국장은 장관 모시고 있었을 때도 당시에 보면 법무부 요직에 있었다"면서 "성추행 사건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고 본다. 권력이 없었다면 그런 일을 못 했을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안 전 국장이 교회에서 간증한 영상을 두고 노 원내대표는 "법적으로는 자기를 구제하기 힘들다는 것을 스스로 판단한 것"이라며 "인간 세상에서는 버림받을 수밖에 없다는 걸 자기도 시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성추행 사건을 덮었다는 의혹을 받는 당시 검찰국장이었던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서는 "최 의원은 이를 부인했지만 검찰에서 진상을 파악하려던 임은정 검사를 불러다 무마하려고 했다는 것을 임 검사가 증언했기 때문에 명백한 사실로 간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 원내대표는 서 검사가 자전적 소설을 쓴 것을 언급하며 "8년 동안 계속 성추행 당했던 당시를 반추하면서 8년 동안 성추행을 당했다고도 봐야 한다. 그때마다 괴로웠을 것이다. 영원한 상처를 입은 것"이라며 "안 전 국장을 하나님은 구제했을지 몰라도 국민은 용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