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9일) 저녁 8시 평창동계올림픽이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30년 만의 안방올림픽인 만큼 한국은 대회 역대 최다 금메달 획득의 부푼 꿈을 안고 있다. 이러한 기대를 반영하듯 대한체육회는 선수단을 최대 규모인 15개 종목-145명으로 꾸렸다.
목표 역시 남다르다. 한국이 지금껏 동계올림픽에서 거둔 최고성적은 2010년 벤쿠올림픽에서 세운 종합 5위(금6 은6 동2)다. 체육회는 이번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 종합 4위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회 전 각종 사건사고로 어수선해진 대표팀 분위기를 규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선영(29·콜핑팀)은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착오로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가 러시아발 선수 미등록으로 가까스로 평창행이 성사됐다. 심석희(21·한국체대)의 경우 자신을 가르치던 코치에게 폭행을 당해 훈련장을 이탈하는 일이 발생했다. 여자하키 남북단일팀 구성 과정에서도 적잖게 잡음이 있었다. 선수단이 경기 외적인 요인으로 경기력 향상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다. 이제는 실전에 돌입하는 만큼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아 줄 코치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체육회가 내걸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금메달이 유력한 종목에서 확실하게 금을 캐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총 26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그 중 21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이번 올림픽 역시 쇼트트랙에서 성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쇼트트랙은 총 8개(남4, 여4)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은 여기에서 최대 6개의 금메달을 캐내겠다는 각오다. 여자대표팀은 지난 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여전히 강세다. 주장 심석희(21·한국체대)를 필두로 최근 기량이 만개한 최민정(20·성남시청)의 활약도 기대된다. 최민정의 경우 한국이 대체로 약세로 평가됐던 500m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둘 간의 다관왕 경쟁도 놓칠 수 없는 관전요소다.
남자대표팀은 새 얼굴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임효준(22·한국체대)과 황대헌(19·부흥고) 등이 합류한 남자대표팀은 앞선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경력이 있다.
스켈레톤 종목에서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를 끌어내린 윤성빈(24·강원도청)도 금메달 획득이 유력하다. 윤성빈은 올 시즌 황제와 7차례 맞대결해 5번이나 승리를 거두며 세계랭킹 1위에 등극했다. 더욱이 썰매 종목은 홈 이점이 가장 두드러지기 때문에 윤성빈의 금메달 가능성은 매우 높다. 다만 10여년 동안 스켈레톤계를 지배한 두쿠르스의 관록은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요소다.
만약 윤성빈이 스켈레톤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한국 첫 빙상 외 종목 금메달이 된다. 그간 한국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에서 총 26개의 금메달을 땄다.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는 500m에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2016년 무릎 부상을 당한 뒤 침체기에 있었던 이상화지만 최근 다시금 폼을 끌어올려 동계올림픽 강자로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는 일본의 고다이라가 거론된다. 최근 연습 주행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는 괴력을 과시했다. 올 시즌 월드컵에서도 모두 고다이라가 앞섰다. 다만 이상화의 텃밭인데다가 고다이라가 아직 올림픽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상화에게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의 이승훈(30·대한항공), 김보름(25·강원도청)도 금빛 질주를 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올림픽 첫 금메달에 도전하는 두 선수이지만 최근 기세는 금메달에 근접해있다. 이승훈은 매스스타트와 팀 추월에 집중하기 위해 1500m 출전도 포기한 상태다. 김보름은 지난해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자신감을 높였다. 허리부상의 여파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