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대목동병원의 사과, 다음 과제는?

[기자수첩] 이대목동병원의 사과, 다음 과제는?

기사승인 2018-02-10 05:00:00

이대목동병원이 신생아중환자실 신생아 사망 사건의 책임을 공식 인정했다. 지난해 1216,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했던 4명의 아이가 사망한지 54일만이다.   

병원 측은 아이들의 사망 책임 인정과 함께 사건의 원인규명에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을 유가족에 약속했다. 그 일환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민·관 합동 TF에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신생아 사망사건이 발생한 이후 각계 전문가들은 여러 개선과제를 제시했다. 그 과정에서 국내 의료시스템이 가진 고질적인 문제와 의료인들의 고충도 터져 나왔다. 그 와중에 병원 화재 사건도 겪었다. 특히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오늘까지 47명으로 집계된다. 국민들은 몇 달 새 환자안전이 모래성 위에 쌓여있음을 목격한 셈이다.  

앞으로 해결할 문제가 산더미다. 무엇부터 해야 할까. 우리는 아직 왜 아이들이 사망했는지 모른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아이들의 사망원인을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추정된다고 지난달 발표했으며, 언론보도 등을 통해 여러 의혹이 쏟아졌다. 그러나 감염 경로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먼저 사망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또 이 사건을 계기로 삼아 환자안전을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그런데 우리는 원인을 찾을 수 있을까. 국민들은 경험적으로 안다. 아무리 큰 문제도 이슈에서 빗겨나간 이후에는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이다

사망 신생아들의 유가족들도 아이들의 죽음이 허무하게 잊힐까 두렵다며 가슴을 쳤다. 전문가들은 금방 끓고 금방 식는 이 냄비 근성이 집단주의적 문화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한다. 개인의 독립성보다 집단의 감정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제 낡은 우리를 탈피할 때다신생아 사망사건과 같은 불의의 사고는 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안타까운 피해자를 위한 선의의 분노가 아니라, 언제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나와 내 가족을 위한 이기적인 관심이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길고 지루한 일이다. 답답하더라도 뚝심있는 리더가, 그리고 이를 감시하는 개개인의 이 필요한 때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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