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가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나왔던 페이스메이커 전략과 관련해 “대회 헌장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유 작가는 지난 1일 JTBC 시사 프로그램 ‘썰전’에 패널로 출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주제로 토론하던 도중 “제가 욕먹을 각오하고 딴지를 하나 걸겠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그는 “남자 매스스타트 경기에서 이승훈 선수가 금메달을 땄다. 그 경기에서 정재원 선수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했다. 그걸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얘기하더라”라며 “이게 진짜 아름다운 광경이냐. 엄격히 말하면 대회 헌장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유 작가는 “정재원 선수가 나이가 아직 어리지만, 이승훈 선수가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서 페이스메이커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저는 모른다”며 “그러나 끝나고 나서 인터뷰, 언론 보도를 보면 매우 아름다운 협동인 것처럼 얘기하더라. 그런데 매스스타트는 개인 경기다. 그게(팀플레이가) 훌륭한 건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국적이 같다고 해서 둘 이상의 선수가 역할을 나누고, 한 선수가 다른 선수 메달의 밑받침을 해줘도 되는 것인가. 이게 진짜 스포츠맨십에 맞으며, 올림픽 헌장 정신에 맞느냐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올림픽 헌장 1장6조에는 ‘대회에서의 경쟁은 개인이나 팀의 경쟁이지 국가 간의 경쟁이 아니다’라고 명시돼있다. 같은 국가의 대표라는 이유만으로 한 사람이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한다는 건 해당 조항에 어긋난다는 게 유 작가의 의견인 셈이다.
유 작가는 “빙상연맹의 문제가 아니고, 온 국민이 그걸 칭찬하고 있는데 제가 지금 딴지를 거는 거다. 이게 과연 칭찬할 일이냐는 거다”라며 페이스메이커 작전이 우리나라의 결과지상주의에서 비롯됐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쇼트트랙에서도 앞에 우리 선수가 가면 뒤에서 아웃코스로 막아서 앞선 선수가 인 코스를 차지하도록 하고, 우리 선수끼리 경쟁하다 넘어지면 막 욕하지 않나”라며 “우리가 과연 스포츠 팬으로서, 올림픽 팬으로서 빙상 연맹을 욕할 자격이 솔직히 있느냐”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