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지키기’·‘당 만류’…고심 끝에 지방선거 포기하는 국회의원

‘지역구 지키기’·‘당 만류’…고심 끝에 지방선거 포기하는 국회의원

기사승인 2018-03-20 12:58:51 업데이트 2018-03-20 13:00:34

오는 6월13일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는 현역 국회의원이 늘고 있다. 

경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던 박완수(경남 창원의창) 자유한국당(한국당) 의원이 19일 불출마를 재차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이미 올해 초 지방선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며 “당초 시민과 약속한 국회의원직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지금도 변함없는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에는 경남의 발전을 이끌 역량을 갖춘 훌륭한 후보들이 많다”며 “6월 지방선거에서 그분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당내 경선에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맞붙었다. 경남 창원시장을 지낸 그는 당내에서 유력한 차기 경남도지사 후보로 꼽혀왔다. 

같은 당 정용기(대전 대덕) 의원도 지난 1일 대전시장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 의원은 “보수우파의 분열을 막고, 대전 대덕구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불출마를 결심했다”며 “분열된 우파를 하나로 모아 위기에 빠진 자유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중앙 정치 무대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헌신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여권에 대한 지지가 높은 상황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모험’을 하지 않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방선거에 나설 경우, 의원직을 내려놔야 한다. 지역구의 민심을 잃을 우려도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달 7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501명을 대상을 실시, 같은 달 1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36.6%는 현역 국회의원들의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국회의 여야 의석구도가 바뀔 수 있고 총선 민의를 왜곡할 수 있어 반대한다’고 답했다. ‘국회의원 개인의 출마 의사를 존중해야 하고 피선거권을 막을 수 없기에 찬성한다’ 31.7%, ‘잘 모르겠다’ 31.7%였다. 반대한다는 응답이 찬성한다는 응답보다 조금 더 높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에서는 당의 만류로 지방선거를 포기하는 의원들이 속출했다. 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지방선거 전남지사 당내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의 성공이 우선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국정주도권을 보수 야당에 넘겨서는 안 된다. 지방선거와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일에는 민주당 소속 현직 의원인 김영춘(부산 진구갑)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시장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장관은 “경제살리기와 북핵 위기 해결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작은 차질도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으로 출마를 접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했던 전현희(서울 강남을) 민주당 의원도 당을 위하겠다며 불출마 대열에 합류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현역 의원의 불출마로 의석수가 줄어들면 원내 1당을 한국당에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현재 국회 의석수는 민주당 121석, 한국당 116석, 바른미래당 30석, 미주평화당 14석, 정의당 6석, 민중당 1석, 대한애국당 1석, 무소속 4석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향후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서 민주당이 1석이라도 더 지키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나왔다. 공천 심사에서도 현역 의원이 획득한 점수의 10%를 감산하기로 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광주·전남지역 현역 의원들은 지난달 일찌감치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권은희(광주 광산을) 바른미래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현역의원들의 지방선거 차출, 즉 광주시장 출마는 없다”고 못 박았다. 권 의원을 포함, 박주선(광주 동남을) 의원과 김동철(광주 광산갑)이 모두 의원직 유지를 선언한 것이다. 전남도지사 차출이 유력했던 주승용(전남 여수을) 바른미래당 의원도 지방선거 불출마 의사를 표명했다.  

현역 의원의 불출마에 따라 바른미래당은 역량 있는 외부인사 영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2017년 8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연령·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응답률은 5.0%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