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에서는 ‘슈퍼노인’의 시대가 열렸다고 이야기한다. 슈퍼노인은 나이가 많더라도 건강한 노인을 말한다. 이들은 쇠약하고 기력이 없는, 일생생활을 힘겨워하는 기존 노인의 이미지를 거부하고 계속해서 성취를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의료와 과학의 발달이 늙지 않고자 하는 욕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기술이 인간을 더 이상 노동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적인 일, 즐기는 일에 몰두하는 시대로 데려가 줄 것이라는 부푼 기대도 나온다. 늙지 않는 세상에서는 아마도 여러모로 미숙한 젊은이보다 다양한 경험을 축적한 노인의 가치가 크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하지만 장수사회를 마냥 긍정하기는 이르다. 기대보다 어두운 모습도 있다. 우리보다 일찍 고령사회를 경험한 일본의 모습은 어떨까. 얼마 전 블룸버그 통신은 감옥에 가기위해 일부러 죄를 짓는 일본 노인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교도소에서는 같은 또래의 친구를 사귈 수 있고, 손쉽게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바깥 생활보다 낫다는 것이다. 가난하고,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없고, 홀로 일상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노인들이 차선책으로 감옥행을 택했다고 했다.
이는 단순히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노인의 빈곤 문제는 더 심각하다. 2016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약 46%에 달한다. 국내 노인 절반은 소득이 없는 빈곤층에 해당한다는 이야기다. 노인 자살률도 10만명당 53.3명으로 OECD 국가들의 평균보다 3배 높은 수준이다. 지금부터라도 노인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하는 이유다.
젊은 사람들도 고민해볼 문제다. 시간이 흐르면 누구나 노인이 된다. 다가올 노년기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어떤 사람들과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좋을지, 과거세대보다 길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충분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 준비되지 않은 노년은 결코 장밋빛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