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과장광고 논란에 빠지지 않는 단골이 됐다. 가전 시장에서 LG전자가 강력한 견제 대상이다 보니 매번 과장광고 소송 등에 휘말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가전기업 다이슨과 LG전자 사이의 과장광고 논란이 지난 25일 법원의 결정으로 일단락됐다. 앞서 다이슨은 LG전자를 상대로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LG전자가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의 흡입력을 과장해 광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광고를 중지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다이슨은 특히 LG전자의 광고 문구 중 ‘비행기의 제트엔진보다 16배 더 빨리 회전하는 스마트 인버터 모터’를 문제 삼았다.
그러나 법원은 다이슨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LG전자 제품의 성능 표현은 전문 인증시험기관의 객관적인 검증을 거쳐 그 결과를 인용한 것”이라며 “소비자의 오인을 초래했다고 볼 수 없어 거짓·과장의 표시·광고라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 결정했다.
LG전자는 국내 경쟁사인 삼성전자와도 미국 TV 시장에서 과장광고 시비가 붙은 바 있다. 삼성전자는 LG전자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광고가 지나치게 과장됐다며 미국 광고심의기구 NAD(The National Advertising Division)에 제소했다.
이에 NAD는 지난 19일(현지시간) LG전자에 OLED TV 광고를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광고 문구 일부가 과장되거나 입증되지 않은 내용으로 소비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다. 특히 NAD는 “LG의 OLED TV는 최고의 화질을 제공합니다”, “무한 명암비, 완벽한 블랙은 LG OLED TV에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등의 광고 문구가 객관적으로 검증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번 달에만 두 건의 과장광고 제소 결과를 통보받았다. LG전자가 특히 가전제품에서 이러한 시비에 자주 휘말리는 것은 LG전자가 가전 시장에서 다이슨, 삼성전자 등의 강력한 ‘라이벌’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이슨은 한때 국내 무선 청소기 시장의 ‘절대 강자’로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했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코드제로 A9을 출시하며 폭발적 인기를 끌자 다이슨의 시장점유율이 40~50%대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 역시 글로벌 TV 시장에서 12년 연속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LG전자 TV가 미국, 유럽, 중남미, 아시아 등의 시장에 영향력을 미치며 무섭게 따라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역시 LG전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전자업계에서 과장광고로 소가 제기되는 등의 일이 흔하지 않다”고 하면서 “다만 LG전자가 가전제품에서 호평을 받으며 실적을 올리고 있다 보니 일종의 견제나 경쟁의 목적으로 경쟁사들 사이에서 과장광고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가언 기자 gana91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