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소주, 여성은 맥주…통풍 위험 키우는 술 달랐다

남성은 소주, 여성은 맥주…통풍 위험 키우는 술 달랐다

기사승인 2026-01-14 11:48:38
(사진 왼쪽부터) 강미라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본부 교수, 안중경 강북삼성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김경아 삼성서울병원 교수, 홍성준 삼성서울병원 박사. 삼성서울병원 제공

통풍 발생 위험을 높이는 술의 종류가 남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같은 양의 술을 마시더라도 성별과 주종, 음주 방식에 따라 혈청 요산 수치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는 분석이다.

강미라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본부 교수와 김경아 의학통계센터 교수·홍성준 박사, 안중경 강북삼성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음주량과 주종, 성별에 따른 혈청 요산 변화 양상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는 2011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18세 이상 성인 1만701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혈청 요산 수치는 통풍을 유발하는 핵심 요인으로, 음주는 요산 생성과 배설 모두에 영향을 미쳐 통풍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 생활습관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기존 서구권 중심 연구로는 한국인의 음주·식사 문화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해 ‘한국형 음주 패턴’을 고려한 분석을 시도했다. 맥주와 와인뿐 아니라 한국인이 가장 많이 마시는 소주를 포함해 주종별 음주 유형과 성별, 비만도(BMI)를 함께 분석했다.

알코올 섭취량은 에탄올 8g을 1표준잔으로 환산해 음주량을 6단계로 구분했다. 1표준잔은 맥주(4.5도) 220mL, 소주(20도) 50mL, 와인(12도) 85mL로 정의했다. 여러 주종을 섞어 마시는 음주 방식도 별도로 분석에 포함했다.

분석 결과, 소주·맥주·와인 모두 음주량이 증가할수록 혈청 요산 수치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요산 증가와 더 밀접한 관련을 보인 술의 종류는 성별에 따라 달랐다. 남성에서는 소주 섭취가 요산 상승과 가장 강하게 연관됐으며, 하루 소주 0.5표준잔 수준의 비교적 적은 음주량에서도 요산 수치가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반면 여성에서는 맥주 섭취가 요산 상승과 가장 밀접한 관련성을 보였다. 여러 주종을 섞어 마신 경우에는 남녀 모두에서 요산 수치가 더 높아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음주와 함께 섭취하는 음식의 차이도 확인됐다. 남성은 소주나 여러 주종을 섞어 마실수록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고, 여성에서는 맥주를 주로 마시는 경우 단백질 섭취량이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

비만 여부에 따라 음주 습관 개선의 효과도 달랐다. 비만하지 않은 경우(BMI 25kg/㎡ 미만)에는 음주 조절에 따른 요산 감소 효과가 뚜렷했지만, 비만한 경우(BMI 25kg/㎡ 이상)에는 비만 자체가 요산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커 음주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가려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강미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술의 양뿐 아니라 한국 특유의 주종 선택과 음식 조합이 요산 수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데이터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통풍이나 고요산혈증 환자 교육 시 성별과 음주 습관, 식습관을 함께 고려한 맞춤형 생활습관 지도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중경 교수는 “요산 수치가 높은 환자에게 일괄적인 금주를 권하는 것은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며 “이번 연구는 성별에 따라 주의해야 할 술과 음식 조합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임상 현장에서 실질적인 생활습관 교정 가이드로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