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데이에서 화끈한 공격축구를 다짐했던 서울과 수원이 약속을 지켰다. 가라앉았던 ‘슈퍼매치’ 분위기가 한껏 올라갔다.
FC 서울과 수원 삼성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2018 12라운드에서 맞붙었다.
따뜻한 날씨와 ‘보통’ 수준의 미세먼지(50~55㎍/㎥), 그리고 어린이날 특수가 겹치며 경기장은 팬들로 가득 들어찼다. 공식 유료관중 기록은 2만 9617명이다. 전성기때 만큼은 아니지만 지난달 8일 치른 슈퍼매치 때 1만 3112명으로 역대 최저 관중을 기록한 지 약 한 달 만의 반등이다. 경기 시작 전부터 양팀 서포터즈의 열렬한 응원으로 경기장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이날 이을용 감독대행의 서울은 4-1-2-3 전술을 꺼냈다. 최전방에 박주영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에반드로와 안델손이 섰다. 고요한, 신진호가 중원 앞쪽에 자리했고 홀딩은 황기욱이 맡았다. 포백라인은 심상민, 김원균, 곽태휘, 신광훈이 구성한 가운데 골키퍼 장갑은 양한빈이 꼈다.
이에 맞선 서정원 감독의 수원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데얀이 서고 양쪽 날개에 전세진과 임상협이 자리했다. 중원은 조원희, 김종우, 김은선, 이기제가 자리를 채웠고 스리백은 곽광선, 조성진, 박형진이 구성했다. 골문은 신화용이 지켰다.
서울은 ‘브라질 듀오’ 안델손-에반드로의 연계가 빛났다. 전반에 터진 2골 모두 둘의 완벽한 합작품이었다. 선제골은 에반드로의 저돌적인 돌파와 안델손의 침착한 위치선정이 돋보였다. 두 번째 득점 장면에서는 에반드로가 직접 수비지역까지 내려와 볼을 낚아챈 뒤 전방 반대쪽에 있던 안델손에게 정확히 볼을 전달했다. 안델손은 빠른 속도로 볼을 몰고 들어가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2선에 자리한 고요한과 신진호도 공수에서 고른 활약을 보였다. 올 시즌 주로 스리톱의 한 자리를 맡았던 고요한은 중앙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고요한은 지난해부터 풀백, 홀딩, 측면 공격수, 공격형 미드필더 등 모든 포지션에서 제역할을 하고 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신진호도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공격에 활기를 불렀다.
서정원 감독 역시 미디어데이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용했으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최전방에 데얀이 서고 양쪽에 ‘신성’ 전세진과 임상협이 자리했다. 좌측 날개에는 최근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는 이기제가 섰다. 반대쪽엔 조원희다.
수원은 전반 일찍 좋은 찬스를 잦게 만들었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전반 16분 데얀의 감각적인 슈팅이 골망을 갈랐지만 비디오판독 결과 이전 침투패스 과정에서 오프사이드가 있었다는 판정이 나왔다.
수원은 후반 염기훈과 최성근을 넣었다. 좌측에 선 염기훈이 노련하게 공격을 풀어나가며 찬스가 좀 더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후반 24분 프리킥 상황에서 올라간 크로스가 서울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지만 비디오판독 결과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후반 40분 서울 파울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염기훈이 침착하게 깔아차는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수원의 공격이 이어졌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데얀의 헤딩 슛이 골문을 살짝 벗어난 것을 마지막으로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경기는 서울의 2-1 승리로 매듭 지어졌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 경기가 끝나자 팬들은 일어서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그렇게 올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가 막을 내렸다.
상암 |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