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스티븐연이 ‘욱일기 좋아요’ 논란에 대해 애매한 사과문을 올렸다가 논란이 가중되자 2차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1차 사과문에서 욱일기 좋아요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일은) 스마트폰에서 손가락으로 한 번 움직인 것
으로 상대의 성격을 판단하는 우리의 문화를 말하기도 한다”는 부연을 했다가 네티즌의 비난을 받았다. 이후 2차 사과문에서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논란의 발단은 영화 ‘메이햄’을 연출한 조 린치 감독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때문이다. 해당 사진에는 조 린치 감독이 어린 시절 욱일기로 만든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문제는 스티븐연이 해당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면서 발생했다. 해당 소식이 매체와 커뮤니티상에 일파만파 퍼지자 스티븐연이 사과문을 자신의 SNS 페이지에 올렸다.
그러나 스티븐연은 사과문 뒤에 안타까운 심경도 드러냈다. 그는 “하지만 이것은 그저 스마트폰에서 손가락으로 넘기기 한 번한 것, 생각없이 스크롤을 움직이는 것으로 상대의 성격을 판단하는 우리의 문화를 말하기도 한다. 인터넷 위의 우리 세계는 너무나 연약해서 때로는 이 플랫폼이 우리를 모두 보여준다는 것이 저를 슬프게 한다”라고 썼다.
글을 쓴 후 네티즌의 비판이 거세지자 스티븐연은 해당 글을 삭제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런 글을 올렸다는 것은 아직 제대로 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지난 10여년간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펼쳐온 저로서는 이번 영어 사과문은 그야말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도 정말 실수였다고, 이번 계기로 욱일기에 대한 뜻을 정확히 알았다고,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영어 사과문을 진심으로 올렸다면 이렇게까지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후 스티븐연은 재차 사과문을 올리고 “최근에 제가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고 지인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어린 시절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 저의 무지함으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의 실수, 특히 어떤 방식으로든 가볍게 다루어서는 안되는 역사의 상징에 대한 부주의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깊게 영향을 미치는지 배우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많은 사람들과 팬 분들의 걱정스러운 메시지로 인해 이 문제에 대한 저의 무지함을 깨닫게 되었고, 제가 처음에 급하게 올린 사과문이 더 많은 아픔과 실망을 드렸음을 알게 되었다. 상처 입은 분들께 사과드린다.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이번 일이 제게는 중요한 배움의 과정이 되었다. 다시는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을 약속 드립니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