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손흥민과 수문장 조현우에 대한 클럽팀들의 관심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병역 문제 해결 여부다.
한국은 지난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 예선 3차전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대회 2호 골을 넣었고, 조현우는 독일의 결정적 유효슛 6개를 막아내 경기 MVP로 선정됐다.
이제 본격적으로 두 선수를 향한 각 구단의 러브콜 세례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손흥민은 대형 구단으로의 이적 루머가 나돌고 있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과 영국 맨체스터 지역지 이브닝 뉴스는 손흥민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 가능성을 거론했다.
스포르트1은 손흥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할 경우 발생할 이적료가 910억 원가량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5년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했을 당시 이적료가 390억 원이었던 것을 고려한다면 3년 사이 500억 이상의 가치를 불린 셈이다.
손흥민과 달리 대구 FC 소속의 조현우는 지금껏 다른 팀 유니폼을 입어본 경험이 없다. 그는 지난 2013년데뷔 이래로 쭉 대구 FC 골문만을 지켜온 이른바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각 구단 스카우터에게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이미 유럽 각 구단 서포터들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조현우 구애작전에 나섰다. 영국 매체 HITC는 “리버풀 팬이 (현 주전 키퍼인) 카리우스를 대체하기 위해 조현우 영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두 선수의 앞길을 막는 공통적인 걸림돌은 단 한 가지, 병역 문제다. 92년생인 손흥민과 91년생 조현우는 아직까지 군에 입대하지 않았다. 앞으로 수년 내에 병역 의무를 다해야 한다. 유럽 리그를 누비거나 진출을 타진해야 할 두 선수에겐 치명적인 공백기다.
다른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는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출전하는 방법도 있다. 해당 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병역 특례 혜택을 얻는다. 지난 2014년 대회에서는 김신욱, 이재성, 박주호, 장현수 등이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차출도 마음처럼 되는 것이 아니다. 와일드카드 차출 결정은 김학범 올림픽 대표팀 감독과 두 선수의 소속팀이 한다. 특히 손흥민과 달리 조현우는 형평성 문제가 지적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올림픽 국가대표팀은 나상호(광주FC) 외에 걸출한 공격수가 없어 손흥민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반면 골키퍼는 송범근(전북 현대), 강현무(포항 스틸러스) 등 K리그에서도 활약 중인 선수들이 포진해있어 그간 아쉬움을 느끼지 못했던 포지션이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및 사연 게시판에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국위선양한 축구 대표팀 선수의 병역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청원이 물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자랑스러운 손흥민 선수 대신 제가 군대에 가겠다”며 대체 복무를 자처하기도 했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