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방영되고 있는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갑작스러운 3년간의 공백기를 가진 이유가 ‘중증근무력증(Myasthenia Gravis)’이었음이 밝혀져 질환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약 13명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는 희귀질환이지만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중증근무력증’에 대해 알아보자.
면역체계 이상으로 인한 ‘근육 약화’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어
근육의 움직임은 운동신경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과 수용체의 결합 작용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신호 전달이 왜곡되면 운동 장애가 발생하여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중증근무력증은 자가항체가 신경근 접합부 내 아세틸콜린 수용체나 MuSK 단백질 등과 결합해 신호 전달을 방해하면서 근육 약화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적절한 면역치료와 약물 조절이 이루어진다면 장기 예후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대표적인 증상은 근력 저하로 초기에는 안면부 근육에서 시작해 전신으로 확산되는 특성이 있다.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눈꺼풀 처짐 △복시 △연하장애 △발음장애 △팔다리 근력저하 등이 있으며 심해지면 호흡근까지 약화되어 기관삽관이나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옵션 다양해졌지만 경제적 부담으로 접근성 낮아
최근 중증근무력증 치료법에 많은 변화가 있다. 기존의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 중심의 면역조절요법 외에도 C5 보체억제제와 FcRn 억제제 등 새로운 기전의 표적 치료제들이 등장하며 치료 옵션이 확장되고 있다.
현재 일부 환자는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경과를 보이고 있다. 신약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2024년부터 항-아세틸콜린수용체(AChR) 항체 양성인 성인 전신 중증근무력증 환자를 대상으로 라불리주맙, 질루코플란, 에프가티지모드알파, 로자놀릭시주맙이 사용 허가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고가의 비용 구조로 인해 약물 접근성에 상당한 제약이 따르고 있어 급여 절차가 진행 중이다.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전성기 운동선수 또는 활발히 사회활동을 하던 청장년층이 중증근무력증으로 인해 갑작스레 경력 단절을 겪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 적절히 관리된다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및 보호자를 위한 조기 진단과 치료 개입은 물론, 고비용 신약의 보험 급여화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