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안 피워도 폐암 위험↑…만성 폐질환 있으면 최대 7배

담배 안 피워도 폐암 위험↑…만성 폐질환 있으면 최대 7배

기사승인 2026-02-11 15:33:00
(사진 왼쪽부터)김홍관·이정희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 지원준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곽현석 전공의. 삼성서울병원 제공

비흡연자 폐암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만성 폐질환과 가족력, 사회·경제적 요인이 확인됐다. 흡연력이 없더라도 특정 기저질환이나 환경적 요인이 겹칠 경우 폐암 발병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홍관·이정희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와 지원준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곽현석 전공의 공동 연구팀은 국내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호흡기 분야 국제학술지 체스트(CHEST, IF=9.2)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비소세포폐암을 진단받은 비흡연자 3000명과 폐에 이상이 없는 대조군 3000명을 1대1로 매칭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만성 폐질환 병력이 가장 강력한 위험요인으로 나타났다. 흡연 경험이 없더라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폐결핵 병력이 있는 경우 폐암 발병 위험이 대조군보다 2.91배 높았다. 특히 COPD 환자는 폐암 위험이 7.26배까지 증가했다. 연구팀은 폐에 지속되는 만성 염증 반응이 발암 과정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가족력도 유의한 위험요인이었다. 1촌 이내 가족 중 폐암 환자가 있을 경우 발병 위험은 1.23배 높았다. 형제자매가 폐암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위험도가 1.54배로 상승했다.

사회·경제적 요인 역시 영향을 미쳤다. 비수도권 거주자의 폐암 위험은 수도권 거주자보다 2.81배 높았다. 연구팀은 산업·환경적 노출 차이와 의료 접근성 격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실업 상태인 경우에도 폐암 위험이 1.32배 높게 나타났다.

지원준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비흡연자 폐암은 단일 요인보다는 기저질환과 가족력, 사회·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며 “흡연자 중심의 기존 검진 체계를 보완해 비흡연자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홍관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폐암은 흡연자의 질환’이라는 인식 때문에 비흡연자는 폐 건강 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다”며 “만성 폐질환이 있거나 폐암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