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대표팀 주장 존 오비 미켈이 월드컵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아버지가 납치되었었다고 뒤늦게 밝혔다. 미켈은 이와 같은 사실을 팀에 알리지 않은 채 아르헨티나전에 임했다.
영국 BBC 스포츠,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켈은 지난달 26일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최종전 시작을 4시간 앞두고 아버지의 피랍 소식을 들었다. 납치범들은 그의 아버지를 풀어주는 대가로 1000만 나이라(약 3098만 원)를 요구했으며,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면 아버지를 곧바로 사살하겠다고 협박했다.
미켈은 아버지의 피랍을 대표팀에 알리지 않았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납치범의) 전화를 받고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국민을 실망하게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조국을 대표해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찰에 연락하거나 누군가에게 말하면 아버지를 죽이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에 코칭스태프에게 알릴 수도 없었다”면서 “이런 중요한 경기 날에 내 문제로 동료들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켈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지난 2일 나이지리아 경찰이 납치범들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구출됐다. 납치범에게 폭행당한 미켈의 아버지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켈은 아버지의 안전이 확인된 뒤 뒤늦게 이 사실을 밝히면서 “위로해준 친구, 가족, 도와준 경찰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미켈이 속한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에게 1-2로 패배하면서 예선 탈락했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으나 후반 41분 마르코스 로호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줬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