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맥주의 대(對)중국 수출액이 급증하면서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류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반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다른 주류는 전체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대조를 이뤘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중국 맥주 수출액은 5022만 달러로, 전년 2399만 달러의 2배가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맥주 수출량도 3161만ℓ에서 6503만ℓ로 늘었고, 평균 단가도 ℓ당 0.76달러에서 0.77달러로 높아지는 등 양과 질 모두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국 수입 맥주 시장에서 우리나라 맥주의 점유율은 수입량 기준 9.1%로, 전년도 4.9%의 2배 가까이로 성장하면서 두 자릿수대 점유율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수입액 기준으로도 전년 3.6%에서 지난해 6.7%로 수직 상승했다.
가장 인기 있는 한국 맥주는 오비맥주가 제조자 개발 생산(ODM) 방식으로 수출하는 '블루걸'로, 중국 진출 초기 홍콩에 알려진 뒤 중국 남쪽 지역에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블루걸'의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은 한국 맥주 브랜드 중 87.9%로, 전년 72%보다 16%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이어 '카스'가 10%, '하이트'가 1.1%, '클라우드'와 '피츠'가 0.1%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맥주 외 다른 주류는 중국 수출이 일제히 급감했다.
2016~2017년 주종별 수출액은 소주가 939만 달러에서 734만 달러로, 막걸리가 209만 달러에서 155만 달러로, 청주가 44만 달러에서 30만 달러로, 과일주가 67만 달러에서 24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중국 수입 소주 시장에서 우리나라 소주의 점유율은 수입량 기준 46.3%로 전년 56.4%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막걸리 역시 점유율이 25.7%에서 19.7%로 하락했다.
공사는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 '별에서 온 그대' 등 한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치맥' 문화와 한국 맥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