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기술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네이버의 기술 스타트업 투자·지원 프로젝트인 ‘D2 스타트업 팩토리’(D2SF)가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테크 밋츠 스타트업’(Tech Meets Startup)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국내 스타트업의 생태계 확장 및 이들의 사업 고민과 문제 해결 경험 등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네이버의 AI 등 기술 연구 성과를 공개하는 데뷔, D2SF의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데모데이 외에도 큰 규모의 기술 스타트업 행사를 매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술 스타트업의 ‘불모지’로 불리는 한국의 창업 환경을 함께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송 CTO는 “지난 2014년 1조6000억원이던 국내 스타트업 투자 유치 규모가 올해 3조3000억원이 됐다”면서도 “그러나 누적투자 100억원 이상을 받은 스타트업 중에서 기술 스타트업은 10%에 불과하다. 그만큼 이 분야 투자가 취약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투자 금액을 보면 기술 스타트업의 현주소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누적 기준 30억원 이상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의 총 투자 유치액은 7900억원으로 이 중 기술 스타트업에 할당된 비율은 5%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송 CTO는 “미국, 중국 등과 달리 국내의 기술 스타트업은 아직 투자 규모가 작다”면서 “투자자와 스타트업을 후원할 기업들의 경험치가 낮고, 성향이 다르기도 하다. 결정적으로 여전히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사회’인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기술 스타트업이 아닌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이 쉬운 기업에 투자자가 몰린다는 것이다.
그는 시장이 필요로 하는 기술에 집중하라는 해답을 내놓았다. 송 CTO에 따르면 아마존의 경우 경쟁사 동향을 신경 쓰지 않고 고객들의 수익 활동을 돕기 위한 자사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집중한다. 이처럼 국내 스타트업도 시장의 요구에 맞는 기술 개발에 힘써야 한다는 의미다.
송 CTO는 “기술 스타트업은 우리나라 기술 산업의 근간을 만드는 이름 없는 영웅”이라며 “그런 기업을 발굴하고 같이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네이버 측은 ▲기술 개발 ▲제품화 ▲자금확보 등의 세션으로 나눠 행사를 진행했다. 기술개발 세션에서는 하정훈 레티널 CTO와 백준호 퓨리오사 AI 대표가 기술 개발부터 이를 구현하는 단계까지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어진 제품화 세션에서는 핵심 기술을 통해 실제 제품으로 만든 기업들의 경험이 소개됐다. 자금확보 세션에서는 기술 스타트업들이 자사의 기술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고 이를 기반으로 투자까지 이뤄내는 과정이 공유됐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