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주최하는 ‘2018 데이터 진흥주간’(Data)이 20일 서울 용산드래곤시티에서 개막했다. 이번 행사는 과기정통부가 주최하고 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데이터진흥원, SK텔레콤 등이 공동 주관했다. ‘데이터의 가치창출을 통한 혁신성장’을 주제로 콘퍼런스, 세미나, 전시회, 시상식 등 총 11개 세부행사가 진행된다.
이날 해당 행사의 개막식 및 데이터 그랜드 컨퍼런스가 열렸다. 정하웅 KAIST 석좌교수는 ‘데이터 네트워크가 답이다’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데이터는 묶어보고, 연결했을 때 가치 있는 것”이라며 “네트워크를 분석하면 데이터의 흐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T 강국이었던 우리나라는 쓸데없는 규제로 점점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석좌교수는 “빅데이터의 최고수인 구글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며 구글의 검색엔진과 딥러닝 기술을 언급했다. 우리나라 역시 데이터의 다양한 조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국의 데이터 관련 분야 규제에 대한 쓴소리는 계속됐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KCERN) 이사장은 ‘데이터 쇄국주의’라는 표현으로 국내 IT산업의 현주소를 비판했다. 그는 “과도한 규제로 국내 빅데이터 시장은 망신창이가 됐다”며 “주요국들은 ‘공공데이터는 공개 원칙’ ‘개인 정보는 활용 촉진과 통제권 부여’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에 따르면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등은 공공데이터 등을 공개하는 등 관련 업계의 혁신을 유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데이터는 5%만 공개되면서 인공지능에 투입할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IT업계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 클라우드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이 이사장은 “세계는 지금 90% 이상이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관리한다”면서 “그러나 한국은 12.9%에 그친다. 민간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클라우드 분야에 예산을 1% 정도만 배정, 선진국들에 비해 투자 금액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이 이사장은 데이터 쇄국주의 타파 8대 혁신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클라우드 법 단서조항 삭제 ▲클라우드 법 공공 정보 개방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클라우드 수요 촉진 등을 강조하면서 우리나라 데이터 산업의 방향성을 제안했다.
조광원 한국데이터산업협의회장도 데이터 공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지능화의 핵심은 데이터”라며 “아마존의 경우 ‘데이터로 모든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기조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됐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또 “우리나라는 데이터 영역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다”면서 “앞으로 데이터 개방과 공공·민간 데이터 융·복합을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5회째를 맞는 데이터 진흥주간은 매년 3000명 이상의 참가자와 100개에 달하는 데이터 전문기업들이 참여해 온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 관련 행사다. 오는 22일까지 ‘빅데이터 매직 컨퍼런스’ ‘코리아 DATA 테크 세미나’ 등 행사가 이어진다.
김정원 과기정통부 인터넷융합정책관은 “데이터는 우리나라 전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혁신성장의 핵심요소”라며 “이번 진흥주간을 통해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과 기업의 인식을 높이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