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반대’ 분신한 택시기사…이해찬·손석희 앞으로 유서 남겨

‘카풀 반대’ 분신한 택시기사…이해찬·손석희 앞으로 유서 남겨

기사승인 2018-12-10 19:52:22 업데이트 2018-12-10 20:04:42

‘카카오 카풀(carpool·출퇴근 승차 공유) 서비스’에 반대해 분신을 시도, 숨진 택시기사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와 손석희 JTBC 사장 앞으로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노조 4개 단체는 10일 오후 6시30분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택시기사 최모(57)씨가 남긴 유서를 공개했다.

손 사장에게 남긴 유서에는 카카오가 불법 카풀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근절해야 한다는 내용과 택시기사들의 열악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고인은 이 대표에게는 국회가 나서서 카풀 서비스를 중단해줄 것을 당부했다. 택시노조는 유서를 최씨 대신 이 대표와 손 사장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최씨 유서에는 “내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달라”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이날 분신 직전 국회 앞 1인 시위를 하는 사람에게 “유서를 가지고 있어달라”고 요청했다. 사고 이후 택시노조 관계자에 의해 유서가 수습됐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노동존중 역주행 정책으로 끝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정부 여당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택시 노동자들은 생존권 사수투쟁에 연대해 나갈 것을 천명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에서 여의2교로 향하는 도로에 차량을 주차한 뒤, 차량 안에서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렀다.

이를 발견한 경찰이 창문을 깨 최씨를 꺼냈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오후 2시49분 끝내 숨졌다.

최씨가 소속된 A 교통 노동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전화를 걸어 카풀 서비스 때문에 여의도에서 분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 뒤 또다시 전화를 걸어 ‘차하고 같이 분신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