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1시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한 아파트 도로에 매설된 상수도관이 파열돼 주민이 불편을 겪었다. 인근에서 온수관이 터진 지 이틀만에 또다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해 주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상수도관이 파열되며 주변 상가건물 1~2개 동의 수돗물 공급이 5시간 동안 끊겼다. 또 상수도관에서 터진 수돗물이 도로로 흘러나와 편도 3차로 중 2개 차로의 통행이 제한됐다. 도로를 아스팔트로 덮는 작업으로 도로 통제가 계속돼 일대 주민은 출근길에 혼잡을 겪기도 했다.
안산시 상하수도 사업소 측은 사고 원인에 대해 “단순 누수”라며 “한해에 상수도 누수는 200~300여 건 정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누수 원인에 대해서는 “지반 침하로 관이 휘거나 연결 부위가 부식되는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며 “배관 노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에는 인근 안산 한 아파트 도로변 지하 1.5m 깊이에 묻혀있던 온수관이 파열됐다. 이 사고로 1137가구에 온수와 난방 공급이 끊겼다. 해당 온수관은 지난 2001년 고잔신도시 조성 당시 매설된 200mm 배관이다. 외부 피복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벗겨져 이 부분을 중심으로 부식이 진행돼 파열로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달에만 서울, 경기, 부산 등지에서 온수관 파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백석역에서는 온수관이 파열돼 시민 1명이 사망하고 55명이 부상당했다. 원인은 매설된 지 20년이 지난 배관이다. 부산 해운대구에서는 공사 업체가 도로에 매설된 도시가스 배관을 건드려 일대 2500여 가구의 난방과 가스공급이 3시간30분 동안 중단됐다. 지난 12일에는 서울 강서구 목동에서 33년 된 온수관이 터지며 인근 1800여 가구가 17시간 동안 온수와 난방 공급이 끊겼다.
13일 한국지역난방공사(공사)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2일 새벽까지 전국의 온수배관 2164㎞ 가운데 20년 이상된 686㎞(32%)를 대상으로 열화상 카메라 21대와 93명을 투입해 긴급 점검을 벌인 결과, 지열 차이가 발생하는 지점은 203곳에 달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지열차가 커서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어 보인 지점은 16곳이었다.
공사는 지열차가 발생하는 지점 203곳 등 이상징후가 나타난 부위나 구간에 대해서는 최신 정밀장비와 기법 등을 활용, 내년 1월12일까지 정밀진단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사는 “1998년 이전 설치된 열수송관 보수 및 교체대상 선정기준을 마련하고 열수송관 유지보수예산을 연 200억원에서 100억원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라며 “열수송관 관로점검과 감시시스템 점검을 맡은 외주 인력과 업무는 올해 안에 자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