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명민과 유동근의 이름이 차례로 호명됐다. 올해도 공동 대상이었다. 'KBS 연기대상'은 2018년에도 대상을 두 사람에게 나눠주며 ‘4년 연속 공동 대상’이라는 새로운 전통을 이어갔다.
지난 31일 오후 9시부터 서울 여의공원로 KBS 신관 공개홀에서 '2018 KBS 연기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방송인 전현무, 배우 유이가 MC를 맡아 생방송을 진행했다.
4시간 넘게 이어진 ‘2018 KBS 연기대상’ 대상의 주인공은 KBS2 ‘같이 살래요’의 유동근과 KBS2 ‘우리가 만난 기적’의 김명민이었다. KBS 양승동 사장과 지난해 대상 수상자인 천호진이 수상자를 발표하자 두 사람은 나란히 무대에 올랐다.
두 사람은 과거 KBS에서 연기대상을 받은 기억이 있다. 유동근은 지난 1997년, 2002년, 2014년에 이어 네 번째 KBS 연기대상을, 김명민은 2005년에 이어 두 번째 KBS 연기대상을 받게 됐다.
먼저 김명민이 수상 소감을 시작했다. 김명민은 “모든 걸 포기하고 떠나려했던 그때 제2의 연기 인생을 살게 해준 곳이 이곳 KBS”라며 “14년 전이나 지금이나 형편없고 부족하지만 영광스러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주신 KBS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우리가 만난 기적’을 함께한 백미경 작가와 이형민 감독에게 감사를 표한 김명민은 “14년 전 이 자리에서 했던 다짐을 잊지 않고 열심히 연기하겠다. 언젠가 잊혀질 거다. 잊혀지는 순간까지 창조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 나 자신을 위해 연기하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며 감격의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이어 유동근이 마이크 앞에 섰다. 유동근은 “사실 '같이 살래요'는 장미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상을 내가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주말드라마에선 처음으로 60대의 로맨스를 기획한 드라마”라며 “나와 장미희에겐 무한한 짐이었다. 그 로맨스 살리고 싶었다. 그래서 베스트 커플상에 만족했다. 어느 드라마보다 후배들에게 의지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상을 받으니까 너무 미안하다. 분에 넘치는 상을 받았다”고 솔직한 수상 소감을 전했다.
최우수상도 공동 수상의 연속이었다. 남자 최우수상은 KBS2 '하나뿐인 내편'의 최수종과 KBS2 '최고의 이혼'의 차태현이, 여자 최우수상은 KBS2 ‘흑기사’ ‘같이 살래요’의 장미희, '하나뿐인 당신'의 차화연에게 돌아갔다.
최수종은 “너무 감사하다. 드라마가 끝나지도 않았는데도 이렇게 드라마를 사랑해주시고 큰 상까지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귀띔이라도 해주시지 머릿속이 하얗다”며 “감독님, 작가님, 모든 스태프에게 감사하다. 스스로 한 것도 없고 스스로 이룬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바로 여러분과 함께 작업해서 만들어가는 것이다. 일부분일 뿐인데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차태현은 “욕 많이 먹게 생겼다”며 “오늘 연기대상에 간다고 했을 때 첫째 아이가 거긴 왜 가냐고 했다. 여기가 제 자린데 많이 왔다갔다 했다. 연기로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아빠가 연예대상에서도, 연기대상에서도 상 타는 잘나가는 아빠란 걸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아직 어려서 모른다. 아이들이 클 때까지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차화연은 “새해에 큰 상을 받게 돼 감사하다”며 “내가 할 말을 최수종과 '하나뿐인 내편'의 배우들이 다 말해버렸다. 집에 있을 엄마, 뒷바라지 해 주셔서 감사하다. 사랑하는 아이들과 나를 위해 기도해 주는 친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장미희는 “나 혼자가 아니라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 두 편의 드라마 속에서 판타지, 따뜻한 현재를 살았다”며 “나와 시청자들 사이에는 무언의 약속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라, 그 이상을 더하라는 약속이다. 여러분과 나눈 약속을 다시 한 번 깊게 기억하고 사랑을 가슴 속 가득히 품겠다. 늘 노력하고 새로운 연기 해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수상은 미니시리즈, 중편드라마, 장편드라마로 나눠졌다. 미니시리즈 남녀 우수상은 장동건, 최다니엘, 백진희가 받았고, 중편드라마 남녀 우수상은 서강준과 라미란이 차지했다. 장편드라마 남녀 우수상은 이상우, 이장우, 한지혜, 유이가 차지했다.
신인상은 김권, 박성훈, 박세완, 설인아에게 돌아갔고, 조연상은 김원해, 인교진, 김현숙, 윤진이가 트로피를 받았다.
‘2018 KBS 연기대상’은 KBS와 인연이 많은 배우들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가는 경향이 엿보였다. ‘KBS 연기대상’ 수상 경험이 있는 유동근, 김명민에게 다시 대상이 돌아간 건 물론 KBS 작품에 다수 출연한 최수종, 차태현에게 최우수상을 안겼다. 올해 두 편의 KBS 드라마에 출연한 장미희와 최다니엘, 백진희에게도 최우수상, 우수상을 각각 쥐어줬다.
KBS가 강세를 보이는 주말드라마에 유독 많은 상을 몰아주기도 했다. 올해 방송된 주말드라마인 ‘같이 살래요’와 ‘하나뿐인 내편’에 무려 16개의 트로피가 돌아갔다.
또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들과 불참한 배우들의 수상 편차도 심했다. 대상 후보로까지 꼽혔던 배우 장동건은 우수상을 받는 데 그쳤고, 박형식은 네티즌상을 받았다. 차태현은 ‘최고의 이혼’으로 최우수상을 받았지만, 함께 호흡을 맞춘 배두나는 불참한 탓인지 무관에 그쳤다.
<다음은 2018 KBS 연기대상 수상자(작) 명단>
△ 대상 : 유동근('같이 살래요'), 김명민('우리가 만난 기적')
△ 남자 최우수상 : 최수종('하나뿐인 내편'), 차태현('최고의 이혼')
△ 여자 최우수상 : 장미희('흑기사', '같이 살래요'), 차화연('하나뿐인 내편')
△ 남자 중편드라마 우수상 : 서강준 ('너도 인간이니')
△ 여자 중편드라마 우수상 : 라미란 ('우리가 만난 기적')
△ 남자 미니시리즈 우수상 : 최다니엘 ('저글러스', '오늘의 탐정'), 장동건('슈츠')
△ 여자 미니시리즈 우수상 : 백진희 ('저글러스', '죽어도 좋아')
△ 남자 장편드라마 우수상 : 이상우('같이 살래요'), 이장우('하나뿐인 내편')
△ 여자 장편드라마 우수상 : 한지혜('같이 살래요'), 유이('하나뿐인 내편')
△ 남자 일일극 우수상 : 강은탁('끝까지 사랑'), 박윤재('비켜라 운명아')
△ 여자 일일극 우수상 : 박하나('인형의 집'), 하희라('차달래 부인의 사랑')
△ 베스트커플상 : 서강준-공승연('너도 인간이니'), 최다니엘-백진희('저글러스'), 김명민-라미란('우리가 만난 기적'), 차태현-배두나('최고의 이혼'), 유동근-장미희('같이 살래요'), 이장우-유이('하나뿐인 내편'), 최수종-진경('하나뿐인 내편')
△ 작가상 : 김사경 ('하나뿐인 내편')
△ 네티즌상 : 김명민('우리가 만난 기적'), 박형식('슈츠')
△ 남자 연작 단막극상 : 윤박('참치와 돌고래'), 장동윤('땐뽀걸즈')
△ 여자 연작 단막극상 : 이설('옥란면옥'), 이일화('엄마의 세번째 결혼')
△ 남자 조연상 : 인교진('저글러스', '죽어도 좋아'), 김원해('오늘의 탐정', '너도 인간이니')
△ 여자 조연상 : 김현숙('추리의 여왕2', '너도 인간이니'), 윤진이('하나뿐인 내편')
△ 남자 신인상 : 김권('같이 살래요'), 박성훈('하나뿐인 내편', '흑기사')
△ 여자 신인상 : 박세완('같이 살래요', '땐뽀걸즈'), 설인아('내일도 맑음')
△ 남자 청소년 연기상 : 남다름('라디오 로맨스')
△ 여자 청소년 연기상 : 김환희('우리가 만난 기적')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